경제·금융

이라크전쟁 남의 일 아니다

이라크전쟁이 초 읽기에 들어갔다. 부시 미국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무장해제를 하지 않는 한 전쟁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과 전세계를 향한 메시지에서 이번이 무장해제를 위한 최후의 기회라고 못박고 유엔 안보리에 이라크 무장해제를 위해 제출한 새 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요청,개전에 들어갈 뜻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의지를 뒷받침하듯 부시 대통령은 전시내각을 소집했고 이라크전을 지휘할 토미 프랭크 중부사령관은 이라크를 점령하고 후세인을 축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고했다. 미국의 움직임이 활발해짐에 따라 전문가들은 빠르면 14~15일쯤 이라크공격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라크 주변에는 20만명이 넘는 미군병력이 배치돼 부시대통령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러시아 프랑스 중국 등은 미국과 영국의 개전을 저지하기 위해 이라크 사찰기간 연장안을 내놓고 하고 있으나 전쟁을 막기엔 역부족인 것 같다. 부시대통령은 예상을 뒤엎고 미국과 영국이 제출한 결의안 표결을 요청했다. 유엔 안보리의 효용성을 알아 보기 위해서라며 유엔을 압박하고 있다. 아난 유엔사무총장도 “상황이 아주 심각하다”며 각국 외상들에게 타협 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처럼 전운이 짙어짐에 따라 각국은 대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전쟁이 시작되면 국제유가가 춤을 추고 국제금융시장이 요동 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 핵 문제로 어려움에 처한 한국경제는 잘못 대비하면 깊은 수렁에 빠질 우려가 있다. 국제사회에선 이라크 다음엔 북한이란 말이 공공연히 이야기되고 있는 상황이라 `위기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할 것이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가능성으로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되자 전쟁을 하려면 차라리 빨리 하라는 여론이 없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전쟁이 얼마동안 계속 되느냐 다. 단기전으로 끝나면 국제경제에 자극제가 되고 국제유가도 안정될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장기화되면 국제유가가 배럴 당 80달러의 초 고유가시대가 오는 등 국제경제가 불황의 늪 속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내수침체에 수출마저 위축된 데다 북한 핵 문제로 외자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등 총체적 위기에 처한 한국경제에겐 이라크전쟁은 커다란 시련이라고 할 것이다. 여기에 새 정부의 손발까지 맞지 않아 더욱 걱정이다. 전세계가 이라크전쟁과 북한 핵 문제로 긴장하고 있는데 우리만 태평한 느낌이다. 낭패를 당하지 않도록 정부와 국민이 하나가 돼 북한 핵 위기까지 염두에 둔 이라크전쟁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라크전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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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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