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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포퓰리즘이 라틴아메리카 재앙 불렀다

■ 포퓰리즘의 거짓약속 (세바스티안 에드워즈 지음, 살림 펴냄)<br>베네수엘라·아르헨티나 등 시장개혁 무시한 정책으로<br>인플레·고실업률 등 야기… 결국 빈민·중산층에 피해


왼쪽부터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네스토 키르츠네르 아르헨티나 전 대통령,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저자는 식민지시대 이후부터 2000년대까지 정치·경제사를 통해 현재 라틴아메리카에서 반복되는 위기의 원인을 찾아 포퓰리즘의 위험을 경고한다. /사진제공=살림

서울 서초구의 재정자립도는 81.5%. 자립도가 서울에서 가장 높은 '부자동네'지만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영·유아 무상보육 예산이 가장 먼저 바닥나 버렸다.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먹고 살기 힘든 저소득층에게 무상보육은 절실하고 필요한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선별적 지원이 아닌 일괄적 지원이라면 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은 억울하다.

어쩌면 개중에는 아이를 직접 양육하고 싶지만 보육비 지원을 받기 위해 아이를 시설에 맡기는 엄마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시각에서 보면 일괄적 보육비 지원은 포퓰리즘 쪽에 가까이 서 있는 복지제도 일지도 모른다.


이 같은 이슈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마침 포퓰리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세계 최고의 라틴아메리카 경제 전문가 세바스티안 에드워즈의 '포퓰리즘의 거짓 약속'(원제: Left Behind)이 바로 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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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책에서 식민지시대 이후부터 2000년대까지 정치‧경제사를 통해 현재 라틴아메리카에서 반복되는 위기의 원인을 찾는다. 그리고 경제 위기에 닥쳐 다시 고개를 드는 포퓰리즘의 위험을 경고한다. 그는 라틴아메리카가 성장으로 나아가는 길은 시장 개혁을 제대로 추진하는 것밖에 없다고 말한다. 포퓰리즘의 덫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차베스 정부의 베네수엘라는 좌절의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고, 룰라 행정부 아래서 시장 개혁을 제대로 펼쳐 보인 브라질은 희망의 국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 책에는 실용주의 노선을 선택해 뚜렷한 경제성장을 이뤄낸 칠레와 룰라의 브라질부터, 포퓰리즘의 늪에 빠져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차베스의 베네수엘라ㆍ아르헨티나까지, 라틴아메리카 경제개혁의 빛과 그림자가 망라돼 있다. 라틴아메리카가 겪은 경제 위기는 한국이 직면한 신자유주의, 시장 개방의 압력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보여주는 척도가 될 수 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개혁만 하면 라틴아메리카가 과거의 무거운 짐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장담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결국 라틴아메리카는 개혁을 제대로 완수하지 못했다. 경제발전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자 라틴아메리카에선 포퓰리즘이 세력을 얻기 시작했다.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가 추진한 경제정책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포퓰리즘 정책은 재앙을 부르는 지름길일 뿐이라고 경고한다. 라틴아메리카가 성장으로 나아가는 길은 시장 개혁을 제대로 추진하는 것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포퓰리스트의 이야기는 언제나 엄청난 희열과 함께 시작돼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증가, 임금 하락으로 끝이 난다고 말한다. 이런 정책들은 매번 실패했고 혜택을 기대했던 빈민층과 중산층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그가 경제적 포퓰리즘을 '성장과 소득분배를 강조하는 한편, 인플레이션의 위험, 외부 제약, 공격적인 비(非)시장 정책에 대한 경제 행위자들의 반응을 경시하는 경제 접근방식'이라고 정의하는 것은 일견 거슬리기도 하지만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2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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