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APEC 정상회담서제10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멕시코를 방문 중인 김대중 대통령은 27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및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3국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개발 문제를 집중 논의한다.
이번 회담에서 3국 정상은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 파문에 대처하기 위한 '큰 틀의 대북정책 방향'을 설정할 것으로 알려져 향후 북한 핵개발 사태의 흐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3국 정상은 회담에서 ▲ 핵개발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으며 북한은 즉각 핵개발 계획을 포기해야 한다 ▲ 북한 핵문제는 대화를 통한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한다 ▲ 한ㆍ미ㆍ일 3국이 긴밀히 공조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성명은 그러나 북한과 미국간 지난 94년 제네바 합의의 파기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히 적시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국은 '미국과 북한의 대화 가능성은 열려 있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은 '선 핵포기 후 대화'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이에 대한 3국 정상들의 시각차가 어떻게 조정될지 주목된다.
이에 앞서 최성홍 외교부 장관은 25일 새벽 콜린 파월 미 국무부 장관과 한미 외무회담을 갖고 '대화를 통한 평화적 방법'으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북한 스스로 핵개발 계획을 포기하도록 강력히 촉구해나가기로 했다.
파월 장관은 "부시 미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추진하는 입장"이라고 전제, "미국도 (북 핵사태에 따른) 한반도 위기조성을 원하지 않는 만큼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핵개발 계획 시인으로) 제네바 합의의 무효화를 선언했기 때문에 제네바 합의가 온전한 상태는 아닌 만큼 합의의 장래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는 25일 새벽 멕시코의 로스 카보스 국제공항에 도착, 하킴 외교부 장관 등의 영접을 받았다.
로스 카보스(멕시코)=안의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