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PC·TDX·무선호출(「1,000만 산업」 시대)

◎정보화 시대 선도 생필품 “자리매김”▷개인용 컴퓨터◁ ◎정보화지수 제고 첨병 역할/89년 이후 13배나 급증/연 생산 200만대 돌파/보급대수 세계 9위 올라/국가경쟁력 잣대로 개인용 컴퓨터(PC)는 정보화시대의 핵과 첨병에 비유된다. 근거리통신망(LAN), PC통신, 인터넷 등 다양한 네트워크에서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가 바로 PC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PC 보급대수는 그 나라의 정보화 지수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PC 누적보급대수가 올해 1천만대를 넘어섰다. 조사기관에 따라 수치는 차이를 보이지만 올해로 1천만대를 돌파하는 것에 대해 대체적으로 일치한다. PC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지난 89년의 누적보급 대수인 78만대와 비교하면 12년 만에 13.3배나 늘어난 것이다. 매년 두자리 수의 급속한 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버금가는 「컴퓨터 대중화 시대」를 맞기 시작했다. 기업이나 정부기관은 물론 일반 가정으로 PC가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최근 미국 인더스트리 앨머낵사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컴퓨터 실가동대수(보급대수)는 세계 9위다. 미국이 세계 PC 보급대수(총 3억5천만대)의 35.5%에 달하는 1억8백20만대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고, 일본(2천3백50만대), 독일(1천6백20만대)이 2, 3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영국,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호주, 한국, 중국이 잇고있다. 따라서 컴퓨터 보급대수의 잣대로만 본다면 우리나라는 세계 9위의 정보화대국인 셈이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에 따르면 96년말 기준 PC 보급대수는 6백30만대에 달했고 가구당 보급율은 7가구당 1대꼴인 13.8%를 나타냈다. 국내 컴퓨터 산업의 급속한 발전과 국민들의 정보화에 대한 열망을 실감할 수 있는 수치다. 기업 및 가정의 생활패턴이 서서히 PC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대우통신 등 대기업군과 중소기업, 용산전자상가를 중심으로 한 조립PC 시장 등에서 생산하는 PC 대수는 연간 2백만대를 돌파했다. 이런 추세로 볼 때 연간 3백만대, 4백만대 생산 시대도 얼마남지 않았다는 평가다. 또 직장에서는 컴퓨터로 모든 업무를 처리하고 집에서는 PC 통신이나 인터넷을 통해 은행업무나 쇼핑을 하곤 한다. 이른바 컴퓨터 없이는 살 수 없는 「컴퓨터 생활권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특히 전자상거래 등 인터넷을 중심으로 모든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국민의 PC 활용도는 그 나라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PC 누적보급대수 1천만대 시대는 PC 산업 자체 뿐 아니라 미래 사이버 시대를 대비하는 인프라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연간 2백만대 PC 보급 시대를 맞아 누적보급대수 2천만대, 3천만대 시대를 대비해 정부 업계 등의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김기성 기자> ▷전전자 교환기◁ ◎1천만명 동시 통화 가능/83년 첫 설치이후 급성장/올 15개국에 5,000억 수출/관련산업 파급효과 막대/통신기술 자립 큰 의미 지난 6일 우리나라는 국산 전전자교환기(TDX:Time Division eXchange) 설치 1천만 회선을 돌파, 한국통신 본사에서 김영삼대통령까지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기념행사를 열었다. 전전자교환기 1천만회선 설치란 쉽게 말해 동시에 1천만명의 전화통화를 소통시킬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통신선진국에 들어섰다는 뜻이다. 교환기술은 통신에서 핵심기술의 하나. 아무리 많은 통신선로가 깔려 있어도 이를 중계해 주는 교환기가 없으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또 교환기술은 여러분야의 산업기술이 집약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현대 기술의 총아인 컴퓨터와 반도체 집적기술은 물론 기타 국내 정보통신산업 기술 에 커다란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TDX교환기는 지난 76년 제7차 경제장관회에서 개발이 결정된 후 80년부터 개발에 착수, 83년 서울 서대문전화국과 유성 분국에 시범인증교환기가 첫 설치됐다. 이후 86년 본격적인 전전자교환기인 TDX­1이 경기도 가평, 경북 고령, 전북 무주 등 4개 지역에 최초로 설치됐고, 91년에는 10만회선 규모의 TDX­10교환기가 개발됐다. 96년에는 이보다 성능이 향상된 TDX­10A 교환기가 첫 설치돼 현재 도시지역에 설치된 전기종이 TDX­10A로 변경됐다. TDX는 수출 유망상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90년말 TDX­1B 교환기가 필리핀과 베트남에 최초로 수출된 이래 97년 현재 러시아 등 15개국가에 모두 4백만회선 용량의 교환기를 수출, 5천억원 이상의 외화를 획득했다. TDX 교환기 1천만 회선 돌파는 통신망 관리측면에서 교환분야의 기술 자립을 뜻한다. 우리가 필요로하는 통신환경을 스스로 구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과거 다양한 종류의 외국 교환기를 도입했을 때는 기종마다 고유의 특성을 갖고 있어 전국에 산재한 각종 통신시설의 운용과 제어를 위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기법이 필요하였을 뿐 아니라 통신품질을 개선하거나 고장이 났을 때는 외국의 전문기술자들을 초빙, 자문을 구해야 하는 등 불편이 컸다. TDX는 현재 ETRI(전자통신연구원)가 중심이 돼 TDX―100기종 개발로 이어지고 있는데 이 기종은 교환기 하나로 동시에 20만회선을 소통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를 통해 축적된 기술은 초고속통신망 구축등 미래 멀티미디어 사회 구축에 필수적인 ATM(Asynchronous Transfer Mode) 교환기 개발에 토대가 될 전망이다.<백재현 기자> ▷무선호출◁ ◎3명중 1명 보유 통신수단/「황금알 낳는 거위」 인식/수많은 벤처기업 등장/부가서비스 개발 경쟁도 국내 정보통신기반 넓혀 「삐삐 우울증」이라는 말이 있다. 현대의 대표적인 통신수단인 무선호출이 널리 보급되면서 현대인은 하루라도 삐삐가 울리지 않으면 자신이 인기가 없거나 낙오자같은 느낌을 갖게 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같은 현상은 무선호출기 즉, 삐삐가 이미 우리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생필품이 됐다는 것을 의미하며 역으로 현대인들은 일상생활에서 많은 부분을 삐삐에 의존하고 있음을 나타내주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삐삐 이용자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1천4백87만8천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게됐다. 이 수치는 3명중 1명이 무선호출을 이용해 연락이나 정보를 주고받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또 수치로만 볼 때 싱가폴을 빼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보급율을 자랑한다. 흔히 정보화의 첨병이라고 불리는 삐삐의 보급이 이처럼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것은 부담없는 가격과 높은 수신율로 전국 어디서나 쉽게 연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삐삐의 대중화는 국내 정보통신산업의 발달을 가속화시켰다. 대표적인 사례로 무선호출 전문업체인 스탠다드텔레콤, 엠아이텔, 팬택, 텔슨전자 등 벤처기업들이 무선호출업계 4용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신데렐라로 등장했고 삐삐사업이 정보통신업계에선 「황급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면서 수많은 벤처기업을 탄생시켰다. 국내 정보통신산업의 기반을 넓히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이다. 또 생활속에서는 삐삐이용이 늘어나면서 나의 천사(1004), 오빠사랑해(5454)같은 신종 정보문화가 창조되기도 했다. 누군가 연락을 하고 싶어한다는 표시로 「삐삐」거리는 멍텅구리 무선호출기가 삐삐라는 이름으로 지난 82년 국내에 처음 등장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국내 삐삐 보급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음을 알 수 있다. 요즘같이 숫자를 표시할 수 있는 삐삐는 86년에 등장했고 전국 어디서나 연락받을 수 있는 광역서비스와 문자전송은 95년에 와서야 시작됐다. 올해들어서는 위성을 이용한 호출서비스와 정보의 용량을 배가시킨 고속호출방식이 등장했다. 현재 삐삐는 국경을 초월한 서비스, 양방향 의사전달, 교통정보·지리정보·뉴스 등 생활에 필요한 각종 부가서비스를 받아 볼 수 있는 종합 멀티미디어서비스로 나아가며 새로운 전환점을 모색하고 있다.<조용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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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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