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도방지협 악용소지 크다’

◎회생가능성 있는 업체도 주거래은서 자금지원 중단/부실징후기업 지정 ‘위험분산’/기업도 고의로 여신증액 가능성18일 35개 은행장이 모여 최종 확정할 금융기관 부도방지협의회구성 협약과 관련, 은행과 기업이 이 제도를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도덕적 위험의 발생가능성과 기업간, 금융기관간 공평성이 문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먼저 도덕적 위험과 관련해 주거래은행의 경우는 스스로의 책임으로 추가지원을 할 경우 살아날 수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도 자금지원을 거부, 사정을 악화시킨 뒤 부도방지협의회를 구성해 다른 금융기관을 끌어들이는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기업입장에서는 부도방지협의회가 구성될 수 있는 기준이 전체은행의 여신잔액 2천5백억원이상이기 때문에 협의회 구성에 따른 각종 혜택을 누리기 위해 일부러 여신을 이 수준까지 늘릴 수 있다는 점. 즉 은행입장에서 주거래은행이 해당기업을 부실징후기업으로 지목, 협의회 구성을 통보하기만 하면 그 시점에서 모든 채권회수가 중단돼 교환어음 결제부담 등 주거래은행의 부담이 줄어든다. 더욱이 채권회수 중단후 주거래은행이 지원하는 긴급지원자금은 사후정산되고 회생가능기업에 대한 융자역시 협조융자방식으로 지원되기 때문에 주거래은행의 부담은 훨씬 가벼워 진다. 따라서 주거래은행입장에서는 스스로의 책임으로 추가지원을 지속, 위험을 안기보다는 협의회 구성을 통한 위험분산을 선택할 가능성이 많고 이는 제도의 취지와는 거꾸로 기업의 부실을 더욱 부채질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평성 문제는 협의회 구성기준인 은행총여신 2천5백억원을 기준으로 그 이상의 기업은 협의회 구성으로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반면 여신총액이 이에 못미치는 기업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불만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기관간에도 신용금고, 파이낸스, 리스, 할부금융 등 기업여신을 취급하는 기관들은 협약에서 제외돼 채권회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협약에 가입한 기관만 일방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안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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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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