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위기의 월가] '악몽의' 일주일

리먼 브러더스·메릴린치… 월가의 자존심 '역사속으로'

지난주 한주 사이에 워싱턴 정가와 뉴욕 월가에서는 지난 1930년 대공황 이래 엄청난 일들이 벌어졌다. 지난주 말인 12일, 158년 전통의 리먼브러더스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헨리 폴슨 재무부 장관은 “더 이상 구제금융은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고 토요일인 13일 마지막 희망이던 영국 바클레이스와의 인수 협상이 결렬되자 리먼은 22일 백기를 들고 파산보호신청을 결정했다. 충격파는 2위 투자은행인 메릴린치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헐값이나 다름없는 500억달러에 매각됐다는 소식으로 배가됐다. 불과 몇 시간 만에 월가의 자존심으로 불렸던 두 회사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5일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498.86포인트 폭락해 2001년 9ㆍ11테러 이후 최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다음 차례로 꼽힌 보험사 AIG의 주가는 70% 가까이 폭락했다. 16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500억달러의 유동성 공급을 발표했고 AIG에 대한 구제금융 기대감으로 다우지수는 153.4포인트 반등했다. 글로벌 금융시스템 구석구석 영향력이 미치고 있는 AIG의 파산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했다. 이날 밤 FRB는 AIG에 8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단행, 이 회사 지분 79.9%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17일 AIG에 대한 구제금융 조치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는 개장과 함께 폭락, 446.92포인트나 빠졌다. 충격은 자금시장으로 옮겨갔다. 은행들이 서로를 불신하기 시작하면서 하루짜리 단기 금리가 폭등했다. 미국 최대 저축은행인 워싱턴뮤추얼은 스스로를 매물로 내놓았고 모건스탠리와 와코비아은행도 합병을 위한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았다.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극에 달하면서 금 가격이 사상 최대로 폭등하고 원유 가격도 100달러선 가까이로 치솟았다. 머니마켓펀드(MMF)에서도 환매사태가 빚어졌다. 18일 결국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공조해 1,800억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데 나서기로 합의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공매도를 잠정 금지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 주가는 410.68포인트 상승으로 마감했다. 19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틀 연속 대국민성명을 발표하고 ‘전례 없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폴슨 재무장관은 모기지채권 매입 확대방안을 발표하고 고강도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799개 주식 종목에 대해 한시적으로 공매도 금지조치를 취했다. 뉴욕주가는 360.93포인트 상승하면서 한주일 전 수준을 회복했다. 20일 부시 행정부는 7,000억달러 규모의 공적자금으로 금융회사의 부실 자산을 인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구제금융 법률안을 마련, 아침 일찍 의회 지도자들에게 전달했다. 당초 알려진 것보다 2,000억달러 늘어난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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