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내은행-외국계 생보 방카슈랑스협상 삐걱

국내 대형은행과 외국계 생명보험사간의 방카슈랑스(은행 창구를 통한 보험상품 판매) 협상이 삐걱대고 있다. 가장 먼저 파트너 관계를 맺었던 국민은행과 ING생명이 아직도 협상에 진통을 겪고 있고 알리안츠생명 등 일부 외국계보험사는 방카슈랑스 전략에 혼선을 빚다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외국계생보사들은 ▲은행의 특정 보험사 판매비중 50% 제한 ▲은행 판매 보험상품의 단계별 허용 ▲은행 보험모집인 수 제한 등 제약이 너무 심해 제대로 된 방카슈랑스 영업이 힘들다고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은행과 외국보험사간의 마찰이 계속되고 있어 오는 8월말 정상적으로 방카슈랑스가 시작될지 의문이라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다. ◇제휴 협상 난항 = 가장 이상적인 파트너로 평가됐던 국민은행과 ING생명간의 제휴협상은 ING가 계약서 수정을 요구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ING는 당초 지난 2000년 국민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면서 방카슈랑스 도입 후 국민은행 창구를 통한 보험 독점 판매 허용을 전제로 국민은행에 대한 추가 지분투자(2%)까지 추진해 왔다. 그러나 각종 제약요인이 나오자 당초 계획과 다르다며 국민은행측에 계약서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추가 지분 투자 역시 지난달 계약서상의 시한을 넘겼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ING생명은 당초 계획한 방카슈랑스 영업이 정부의 규제에 따라 어려워진 만큼 합작사 설립이나 수익 배분 등 방카슈랑스 제휴 조건이라도 자사측에 보다 유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고위관계자는 “방카슈랑스 협상 조건을 놓고 막판 `샅바싸움`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ING도 궁극적으로는 방카슈랑스가 목적인 만큼 협상을 통해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 수정도 잇따라=방카슈랑스에 대한 정부의 각종 규제는 다른 외국계생보사들의 전략에도 혼선을 빚게 해 불만을 사고 있다. 알리안츠생명은 은행과 보험사의 1대1 제휴만을 염두해 두고 있다가 정부의 독점판매 불허 방침으로 뒤늦게 새로운 방카슈랑스 전략을 수립하느라 부산을 떨고 있는 케이스. 미셸 깡뻬아뉘 사장은 “알리안츠가 하나은행에 투자할 당시 배타적 방카슈랑스 제휴가 계약조건에 있었다”며 “이를 감안해 자회사인 하나생명(옛 프랑스생명)이 방카슈랑스를 전담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는데 한국정부가 독점판매를 불허함에 따라 뒤늦게 다른 파트너 은행 찾기에 나섰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아시아지역 방카슈랑스 성공에 대한 자신감으로 한국에 진출한 영국계 생보사 PCA생명도 예상치 못한 정책에 전략을 수정, 한미은행 등 2~3개 은행과의 제휴를 추진중이다. PCA생명 관계자는 “은행과 보험사의 독점계약을 통한 긴밀한 협의가 방카슈랑스의 핵심인데 여러은행과 제휴를 맺으면 은행, 보험사는 물론 소비자들도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규제는 방카슈랑스 영업이 급격히 확대될 경우 중소형보험사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 그러나 이 같은 우려는 방카슈랑스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이라 게 외국계보험사들의 입장이다. 마이크 비숍 PCA생명 사장은 “방카슈랑스는 판매 창구가 설계사에서 은행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채널이 추가되는 것일 뿐”이라며 “방카슈랑스가 한국 보험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진우,박태준기자 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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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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