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두가지 색 발레 향연

국립·유니버설 발레단 가을공연국내를 대표하는 양 대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의 공연이 이 달 말 잇달아 준비된다. 국립발레단은 10월25일부터 2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공연하며 유니버설발레단은 이보다 앞선 23~26일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리틀엔젤스 예술회관 무대에 올린다. ◇로미오와 줄리엣 국립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 모나코 몬테카를로 발레단 감독이 지난 1996년 첫 안무한 버전이다. 국내에서도 2000년 국립발레단이 무대에 올려 격찬을 받았는데 여타 버전과는 다른 현대성 및 상징성으로 주목 받았다. 공연 내에는 고전 발레복 하면 흔히 연상되는 튀튀가 등장하지 않으며, 춤사위 역시 테크닉 위주의 고전발레에서 한걸음 비껴나 있다. 춤사위가 쉼 없이 계속되는 가운데 무용수 모두에게 고도의 심리 묘사를 요하는 드라마틱 발레라 할 만. 로렌스 신부와 케플릿 부인(줄리엣의 어머니)이 각각 신성과 인성, 부성과 모성을 동시에 표상하며 주연급에 등장하는 등 메시지의 상징성도 빛을 발한다. 무대 세트 역시 흰 벽 세 개와 긴 패널이 전부로 추상 회화를 보는 듯한 현대적 감각을 선사한다. 주역 커플 베르니스 코피에터즈ㆍ 크리스 롤란트가 안무자 마이요와 함께 내한, 28~29일 공연하는 점도 화제다. 베르니스는 안무가 마이요가 그녀를 염두에 두고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했을 만큼 놀라운 완성도를 지닌 무용수. 또한 이원국 장운규 김주원 배주윤 조주현 등 우리 발레 스타들이 주역 4인으로 교체 출연한다. 올들어 '로미오와 줄리엣'이 국내 발레무대에 오른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각 작품을 비교하는 묘미도 있을 듯 하다. 국립발레단은 창립 4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로 이 자리로 이 작품을 선택했다. 발레단의 다음 행보를 눈여겨 지켜볼 때다. 의상 및 무대세트 모두를 모나코에서 들여왔다. 좀처럼 다른 발레단에 자신의 작품을 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마이요는 약 25분 길이의 인터뷰 화면을 사전 제작, 국립발레단 측에 보내기도 했다. 1~6만원. (02)587-6181 ◇잠자는 숲속의 미녀 유니버설발레단이 선보일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전설적인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가 안무한 작품으로 지난 1890년 1월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초연됐다. 마이요의 '로미오와 줄리엣'과는 달리 '고전 발레의 정수'라 불릴 만한 고난도 테크닉과 화려함이 돋보인다. 이 공연에 등장하는 주역 2인무 역시 남녀 무용수의 2인무 가운데 가장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다. 고전 그대로를 선보이는 게 아니라 현대적인 재해석을 가한 점도 눈길을 끈다. 키로프발레단의 예술감독을 역임한 올레그 비노그라도프 예술감독이 원전을 재구성하며 키로프 발레단 출신 스태프들이 연출 의상 무대 등으로 가세, 정통 키로프 발레의 화려함과 간결함을 현대인의 구미에 맞게 전하려 했다. 임혜경-황재원, 김세연-엄재용, 황혜민- 왕이 커플 등이 교체 출연한다. 매 공연 40분 전에는 공연 이해를 돕는 교육 프로그램이 회관 레드룸에서 진행된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지난 94년 발레단의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이 작품을 국내 초연한 바 있다. 1만~5만원.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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