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8개월 산고끝 '뉴 HP' 탄생

합병社 공식 출범… HPQ 이름으로 새상장 컴팩 인수를 둘러싼 8개월간의 긴 산고 끝에 7일 '뉴(New) HP'가 탄생했다. 이로써 HP는 세계 최대 소매 정보 통신업체, 세계 최대 컴퓨터ㆍ프린터 판매 업체, 세계 3위 컴퓨터 서비스 업체로 단번에 뛰어올랐다. 이날 HPQ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뉴욕거래소에 새로 상장된 통합 HP는 출범 첫날부터 주가가 4%이상 급등하는 산뜻한 출발을 보이는 등 시장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모건 스탠리는 HP주식이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있다"며 상향 평가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서로 다른 토양에서 자라온 두 회사가 얼마나 잘 융합될 수 있는지가 이번 합병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내다봤다. ▲ 경쟁력 있는 브랜드만 살린다 통합 HP는 이날 컴팩과 휴렛팩커드의 새 합병회사 출범을 공식 선언하고 향후 HP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HP는 앞으로 칼리 피오리나 HP CEO와 마이클 캐펄라스 전 컴팩 CEO의 투톱 체제하에 4개의 큰 사업부문으로 재편된다. ▲ 기업 시스템 ▲ 이미징ㆍ프린팅 ▲ 개인용 PC ▲ HP 서비스 등이 그것. 회사측은 또 앞으로 6~9개월안에 1만 5,000여명을 감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HP는 이번 통합을 통해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키우는 대신 그렇지 않은 브랜드는 과감히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서버 부문에서는 HP가 메인 브랜드로 남는 대신 컴팩의 모델들은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다. 상업용 PC부문에서는 브랜드력이 강한 컴팩을 내세울 방침. 대신 소비자 판매용 PC는 'HP 파빌리온'과 '컴팩 프리자리오'를 동시에 밀기로 했다. 이밖에 HP의 상용랩톱과 데스크 톱은 단종되며 포켓용 조르나다 컴퓨터도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 통합 HP호 향후 과제는 이번 합병으로 HP는 5년간 25억달러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외형적인 '덩치' 가 커지면서 IT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격상, 가격 결정력 등 업계를 주도할 수 있는 '리더십'을 확보하게 된 것도 이번 합병의 중요한 결실이다. 특히 서버와 서비스 부문에서 업계 최강자로 군림해오던 IBM은 강력한 도전을 받게 됐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HP와 컴팩이 합병 이후에도 기존의 시장점유율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아직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합병 과정에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던 만큼이나 통합 과정에서도 상반된 기업문화로 인해 융화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 전반적인 침체를 나타내고 있는 IT업계의 분위기도 통합 HP에게는 부담이다. 피오리나는 합병 기념식에서 "앞으로는 과거와 같은 20~30%의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가장 강력한 팀은 어려운 시기에 진가를 발휘한다"며 통합 HP에 거는 기대를 드러냈다. 윤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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