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 헤어케어 '팬틴' 역발상 마케팅 눈길'제품명이나 출시회사에 대해서는 묻지 마시고 그냥 써보세요'.
한국 P&G가 지난달 중순부터 1달간 실시한 이색 샴푸 마케팅이 화제다. 신제품 출시를 앞둔 기업들은 대부분 '어떻게 하면 브랜드명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킬까'를 고심하게 마련.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는 데만 막대한 비용의 마케팅 예산을 쏟아 붓기 십상이다.
그러나 P&G는 최근 출시한 헤어케어제품 '팬틴'을 본격 출시하기 1달전부터 브랜드는 전혀 알리지 않은 채 단지 신제품이 나왔다는 사실만을 강조하는 이른바 '티저(teaser) 마케팅'을 실시했다.
브랜드를 일체 알리지 않아 소비자의 호기심과 기대감을 부풀리는 대신 타깃 고객 간의 구전효과를 높이는 전략을 취했다.
P&G는 출시 한달 전인 10월13일부터 서울, 대구, 부산, 광주 , 대전 등 전국 5개 주요 도시에서 수백만 개의 샴푸와 린스, 트리트먼트 3종 샘플을 나누어 주는 거리 샘플링 행사를 시작했다.
마치 미래에서 막 도착한 것 같은 독특한 의상을 입은 도우미들이 거리에서 샘플을 나누어 준 것.
도우미들의 독특한 의상뿐 아니라 그들이 나눠준 샘플에는 제품명은 없고 단지 커다란 물음표만이 새겨져 있었다. 간혹 궁금증을 못 이긴 행인들이 브랜드명을 물어 보기도 했지만 샘플링 도우미에게선 아무런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
이처럼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극했던 팬틴의 이색 샘플링 활동은 공중파 방송 광고를 통해서도 병행됐다.
TV광고에서 많은 여성들이 샴푸와 린스 샘플을 직접 써보고 소감을 말하는 모습을 멀티비전 테크닉으로 담은 광고도 대대적으로 방영했다. 그러나 광고 어디에서도 브랜드명은 찾을 수 없어 전국적인 호기심 유발을 시도했다.
P&G측은 샘플링 행사가 성공했다는 판단 아래 이달 15일 신제품 출시를 알리는 TV와 잡지 광고를 통해 그동안 소비자들이 궁금해 했던 헤어케어 브랜드가 팬틴이었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김호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