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주 신화는 훌륭한 문화 콘텐츠"

[인터뷰] 이윤기 소설가

"제주 신화는 훌륭한 문화 콘텐츠" [인터뷰] 이윤기 소설가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개벽신화가 존재하는 곳이며, 고유의 신화들이 살아 숨쉬는 신화의 보고로 문화 유산적 가치가 크다.” 신화 전문가이자 소설가인 이윤기(사진)씨는 독자들과 함께한 ‘제주도 신화캠프’에서 제주도 신화의 특징과 그리스ㆍ로마 신화와의 비교 등을 통해 우리 신화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제주도에는 한라산의 신이며 바람의 신인 ‘설문대할망’, 미와 지혜의 신인 ‘자청비’, 부와 복의 여신인 ‘가믄장아기’ 등 1만8,000여 신들의 고향이다. 4,300여년전 탐라국을 창시한 고을나, 부을나, 양을나 세 신들의 이야기는 현재 고씨, 부씨, 양씨 등 제주 선조들의 신화다. 제주 신화는 다른 우리나라 신화와 달리 인간들의 생활 깊숙이 교류하고 있으며 제와 굿을 통해 이들을 기리는 풍속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제주에는 성황당과 유사한 당(堂)이 각 마을마다 있어 매년 제사를 지내며,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당으로는 제주도에 농사를 시작한 여신인 ‘백주또’이며 신을 모신 당에 굿이 열릴 때면 마을 사람들이 모여 가족의 안녕과 행복을 소원한다. 이윤기씨는 “우리나라 본토 신화는 불교 등 이데올로기에 의해 오염된 경우가 많지만 제주도는 원시 신화 그 자체로 인간들의 삶에 녹아있어 제주도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중요한 콘텐츠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신화는 그 지역의 특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신화 해석은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고 문화적 가치를 계승 발전시키는 데 귀중한 자산”이라며 “제주도의 모든 남자 신들이 땅에서 솟아난 것은 제주도가 화산섬에 의해 형성돼 하늘보다는 땅이 인간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쉽고 재미있는 그리스 로마신화로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윤기 그리스 로마신화’(웅진닷컴刊)는 현재 약 120만부 이상이 판매됐으며 지난 9월 3권 ‘신들의 마음을 여는 12가지 열쇠’가 발간됐다. 이 씨는 “서구의 신화를 우리 문화에 편승 시킨 것이 베스트셀러가 된 비결”이라며 “신화는 옛날 이야기가 아닌 그 지역 인간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관념의 시운전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음에 나올 그리스ㆍ로마신화는 신들의 인간세상 쟁탈전을 정리할 계획”이라며 “서구신화 연구를 마무리하는 대로 중국과 우리나라 신화 연구를 시작해 세계 신화의 보편성을 확인해 볼 작정”이라고 말했다. 제주=장선화 기자 india@sed.co.kr 입력시간 : 2004-10-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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