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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에서 판문역으로…86세 김금옥 할머니 "꿈만 같아"

‘마지막 기관사’ 신장철씨도 철도착공식 참석…“밤잠을 설쳤다”

남북 동·서해선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참석하는 이산가족 김금옥 할머니가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출발, 판문역에 도착하는 열차 안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연합뉴스남북 동·서해선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참석하는 이산가족 김금옥 할머니가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출발, 판문역에 도착하는 열차 안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연합뉴스




남북간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의 첫 걸음인 착공식에 참석하는 남측 일행이 탄 특별열차가 26일 아침 서울역에서 착공식이 열릴 북측 개성 판문역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남북간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의 첫 걸음인 착공식에 참석하는 남측 일행이 탄 특별열차가 26일 아침 서울역에서 착공식이 열릴 북측 개성 판문역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서 자라서 학교 다니던 고향 땅에 간다는 건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희열이랄까 기쁨을 몰라요.”


26일 북측 개성 판문역으로 향하는 특별열차 5호 차에 탑승한 김금옥(86) 할머니는 열차 출발 전부터 좀처럼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개성 덕암동이 고향이라는 할머니는 다른 이산가족 4명과 함께 판문역에서 열리는 남북 동·서해선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초청돼 이번 행사의 의의를 더했다. 김 할머니의 개성 방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개성 관광이 진행될 당시 방문한 적이 있고, 2015년 고려 궁궐터 개성 만월대(滿月臺) 남북 공동발굴 때도 간 적이 있다. 하지만 실향한 이후 기차를 타고 북녘 고향 땅으로 향하는 건 상상조차 못 했던 일이다. 이번 일이 “꿈같다”고 소회를 밝힌 김 할머니는 “개성은 도읍지답게 깨끗하고 공기가 맑고 좋다. 어렸을 때 지낸 곳이니까 옛 추억이 새롭다”고 떠올렸다. 이어 “설렘 반, 기대 반”이라며 “우리(실향민)는 나이가 많지 않으냐. 기차 타고 가보는 게 우리들의 큰 희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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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할머니와 함께 열차에 탄 ‘경의선 마지막 기관사’ 신장철(66)씨도 감회가 새롭긴 마찬가지다. 신 씨는 1951년 6월 이후 56년여 만인 2007년 5월 남북 열차 시험운행을 운전했다. 같은 해 12월부터 2008년 11월까지 운행된 문산~봉동(개성공단) 간 정기 화물열차의 처음과 마지막 기적을 울린 기관사다. 그는 이번 착공식 참석으로 마지막 운전 이후 10년 만에 기관사가 아닌 탑승객으로 경의선을 달리는 열차에 몸을 싣게 됐다. 별세한 부모의 고향이 황해도 평산이고, 장인·장모 역시 개성 장단 출신이기도 하다. 출발 전 열차 안에서 2007년 시험운행 당시 사진을 보며 소회에 젖은 그는 “감개무량하다”며 “마지막 열차를 끌고 경의선에서 운행하다 끊긴 게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는데 퇴직을 하고 언젠가 거기 한번을 갈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퇴직하고 나서 언젠가 다시 가볼까 했는데 이런 좋은 기회가 돼서 가게 돼 밤잠을 설치고 오늘 부지런히 나왔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오전 6시 48분 서울역에서 남측 승객을 싣고 출발한 판문역행 열차는 오전 8시 34분께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했다. /정선은 인턴기자 jsezz@sedaily.com

정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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