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개장 한달앞…진입로도 없는 마산 로봇랜드

진입도로 역할 맡을 국도5호선

내년 완공 목표…74% 공정 그쳐

차량 두대 지나갈 지방도가 전부

R&D센터 기업유치 목표율 미달

기술연계 없는 '껍데기' 전락 우려




지난 1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경남 마산로봇랜드’ 초입인 현동삼거리 일대에는 ‘진입로 없는 로봇랜드 개장하면 우리 주민 다 죽는다’는 문구의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굴곡이 심한 왕복 2차로인 지방도(1002호선)를 따라 차로 달리니 대형 공사 차량과 일반 차량이 가까스로 비켜가는 장면들이 목격되기도 했다. 유산삼거리와 수정삼거리 등 마을이 있는 곳을 지날 때마다 ‘진입로를 확보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주민 공동 명의로 곳곳에 붙어 있었다.

국내 유일의 로봇 테마파크인 경남 마산로봇랜드가 한 달여 뒤인 다음 달 26일 개장할 예정이지만 진입도로 개통이 늦어져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10여년에 걸친 사업 추진기간을 거쳐 어렵사리 문을 열 예정이지만 핵심기반시설인 도로 조차 완공되지 않아 개장 후에도 큰 불편이 예상된다.

마산로봇랜드가 다음 달 개장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에 조속한 도로 인프라 구축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창원=황상욱기자마산로봇랜드가 다음 달 개장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에 조속한 도로 인프라 구축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창원=황상욱기자


경남 마산로봇랜드는 정부가 지난 2007년 마산시(현 창원시)를 로봇랜드 예비사업자로 선정해 125만9,890㎡ 부지에 총 사업비 7,000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하지만 진입도로 역할을 담당할 신설 국도 5호선이 내년 6월 완전개통을 목표로 현재 74%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어 큰 교통체증이 예상된다. 현재 공사구간은 현동IC∼유산삼거리∼유산고개∼석곡IC∼내포IC∼난포IC∼로봇랜드로 이어지는 12.5㎞ 구간이다.

마산로봇랜드 전경.마산로봇랜드 전경.


경남 마산로봇랜드가 개장되더라도 진입도로가 늦어질 경우 이용객들이 좁고 굴곡이 심한 기존의 왕복 2차선 지방도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과 급격히 늘어나는 교통량으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경남도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국도 5호선 구간 중 공정률 77%를 보이고 있는 석곡IC∼난포IC 구간(5.3㎞)에 대한 조기 개통을 건의했다. 국도 5호선 현동IC∼석곡IC(7.2㎞) 구간이 늦어진 것은 사전 지표조사가 소홀해 공사 중 가야시대 유물이 나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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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진입도로도 문제지만 알맹이 없는 ‘껍데기 로봇랜드’로 추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로봇산업을 선도하고 연간 관광객 15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로봇기술을 연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산 로봇랜드는 로봇산업 공공시설과 테마파크를 한곳에 모은 시설이다.

하지만 핵심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연구개발(R&D)센터 입주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은 유치 목표 26개사 중 9개사에 불과하다. 한 로봇업체 관계자는 “마산 로봇랜드 R&D센터 입주를 제안받았지만 사업장과 떨어져 있는 데다 콘셉트도 맞지 않아 거절했다”고 말했다.

2단계 사업인 호텔·콘도·펜션·유스호스텔은 아직 민간사업자 선정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경남 마산로봇랜드는 현재 1단계 사업이 96%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테마파크 내부 도로포장, 건축물 인테리어 등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으로 이달 말께 공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창원=황상욱기자 sook@sedaily.com

황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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