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로터리]미생을 살리는 적극행정의 한 수

황서종 인사혁신처장




“바둑판 위에 의미 없는 돌은 없다.” 드라마 ‘미생’에서 화제가 된 말이다. 바둑판 위에서라면 두 집을 얻지 못해 아직 완전히 살지 못한 미생(未生)이라 할지라도 형세 역전의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적극행정은 미생을 그대로 두지 않고 완생(完生)을 향한 갈림길로 이끈다는 점에서 바둑의 원리와 일면 닮아 있다.

미생을 살리기 위한 공무원들의 도전은 대국에서 이기기 위해 꼭 두어야만 하는 포석(布石)과도 같다. 아직은 부족한 정책이라 할지라도 현장의 시행착오를 통해 계속 보완한다면 국민에게 더 큰 행복을 주는 새로운 정책으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인사혁신처는 7일 ‘제4회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아름다운 도전상’을 만들어 시상했다. 실패와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적극행정을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은 공무원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특허마일리지제도를 개편해 더 많은 국민과 중소기업이 쉽게 특허를 낼 수 있도록 돕고, 빈곤에 노출된 아동들을 정서적으로 치유하기 위한 합창단을 꾸리며, 일본에서 수입하던 화력발전소의 핵심부품을 국산화하기 위해 실험을 멈추지 않은 공무원들의 ‘아름다운 도전’은 적극행정의 한 수가 어떻게 미생을 살릴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적극행정은 오래된 관행으로 이미 공고하게 자리 잡은 완생의 정책이라 할지라도 국민이 일상 속에서 불편함을 느낀다면 과감하게 법령과 제도를 바꿀 것을 주문한다. 일례로 과거에는 몸이 아픈 사람이 복지정책을 직접 찾아 문서를 작성해야만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도 나에게 맞는 복지제도를 쉽게 신청할 수 있도록 바뀌어 가고 있다. 여기에 국민 한명 한명의 어려움을 생각하는 공무원들의 따뜻한 마음과 어두운 사각지대를 밝힐 수 있는 창의와 열정이 더해진다면 사회 곳곳에 남아 있는 미생의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공무원이 적극행정에 앞장서는 ‘반상 위 개척자’가 되기 위해서는 실패와 시행착오를 두려워하는 지금의 공직문화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 인사혁신처는 8월 ‘적극행정 운영규정’을 제정해 위험을 무릅쓰고 적극행정을 펼친 공무원은 보호·지원하고 성과가 우수한 공무원은 반드시 보상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적극행정은 국민을 위한 공무원의 거침없는 도전과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공무원 개개인의 결단과 추진이 쉬운 일이 아닌 만큼, 국민의 따뜻한 격려와 관심이 적극행정의 확산과 실천에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 적극행정이 공직사회에서 완생으로 자리 잡아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날까지 인사혁신처는 정부혁신의 행마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박우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