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제조업 르네상스의 성공 열쇠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인공지능(AI)이 운전을 하면 자동차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까. 볼보의 완전자율주행 전기차 360c, 도요타의 다목적 미니버스 e팔레트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 내놓은 콘셉트 카에서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자동차가 휴식 공간,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변화하고, 움직이는 사무실, 이동식 병원, 도로 위의 쇼핑몰 등으로 진화할 것이다. 이와 함께, 전기 킥보드·자전거, 초소형 전기차 등 개인용 모빌리티도 확대되고, 플라잉카·에어택시 등 사람의 이동 경로도 하늘로 확장돼 ‘미래차와 이를 활용한 서비스 혁명’이 급진전될 것이다. 미래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기업의 경쟁도 뜨겁게 달아오를 수밖에 없다.

한국 기업들도 미래차를 향한 도전과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성과 역시 속속 나타나고 있다. 한번 충전으로 600㎞를 주행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차, 실리콘밸리에 진출해 구글 웨이모, GM 크루즈와 경쟁하고 있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테슬라와 GM·BMW·아우디 같은 글로벌 자동차 회사에 고품질을 인정받으며 전기차 배터리 및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국내 자동차 및 정보기술(IT) 기업들 간 초소형 전기차와 전기버스 개발 경쟁도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변화와 도전의 바람은 비단 자동차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제조업 전반에도 새로운 르네상스의 바람이 불고 있다. ‘DNA(데이터·네트워크·AI)’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진전, 인구구조 변화, 친환경 확산 등의 메가트렌드는 기존과 다른 새로운 제조업의 출현을 촉발하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첨단 기술력과 남다른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으로 무장해야 함은 물론 스마트화·융복합화를 통해 신산업으로의 전환과 사업 재편을 더욱 가속화해 나갈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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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새로운 제조업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6월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 및 전략을 마련했다. 신산업 육성과 주력산업 혁신, 도전과 축적의 생태계 조성, 투자·혁신 유도형 세제, 금융 지원 강화 등을 과제로 삼아 본격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오는 13일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을 이행하기 위한 법적 지원체제인 기업 활력법이 개정·시행된다. 지원 대상이 종전 과잉공급 업종 기업에서 신산업 진출기업과 규제 샌드박스 적용을 받는 신제품 출시 기업, 신 서비스 출시 기업까지 확대되고, 사업 재편 기업에 대한 혜택도 강화된다. 자동차부품 업체의 미래차부품 업체로의 전환처럼 우리 기업들의 신산업 진출과 사업 재편을 보다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줄 수 있을 것이다.

르네상스 시대 변화의 주역은 사상가와 예술가뿐 아니라 신기술을 개발한 발명가와 혁신가들이 있었듯 국내 제조업 르네상스도 변화와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창의적 기업들이 이끌 것이다. 정부는 기업이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변화하면서 부딪치는 도전을 극복하도록 돕는 든든한 파트너가 될 것이다. 기업들의 신산업에 대한 활발한 도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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