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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클로젯’ 하정우X김남길의 ‘티키타카’...“‘백두산’ ‘대상’ 기운 이어갈까

‘백두산’의 흥행 기운과 연기 대상의 특별한 기운이 합쳐졌다.

영화 ‘백두산’의 흥행 주역 배우 하정우와 ‘2019 SBS 연기대상’의 주인공 김남길이 올해 첫 번째 미스터리 영화 ‘클로젯’으로 만났다. 평소 입담이 좋기로 소문난 배우답게 ‘티키타카’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두 배우가 이번 영화에서 어떤 케미와 시너지를 낼까.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영화 ‘클로젯’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김광빈 감독과 배우 하정우, 김남길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클로젯’은 이사한 새집에서 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딸을 찾아나선 아빠에게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의문의 남자가 찾아오며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 단편영화 ‘자물쇠 따는 방법’, ‘모던 패밀리’를 연출한 김광빈 감독의 첫 번째 장편 데뷔작이다.

김광빈 감독은 이 영화의 아이디어를 살짝 열린 벽장에서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잠을 자다 깼는데 눈앞에 벽장이 살짝 열려 있었다. 그 안에 누가 있는 것 같은 느낌에 소름이 끼쳤고 그 때 ‘타닥’ 거리는 생활 소음까지 들려 많이 무서웠다”고 영화의 시작점에 대해 털어놨다. 이어 “내가 하고 싶던 한국적인 이야기를 이 소재와 합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존 오컬트 영화와는 다르게 구마의식 보다는 사라진 아이를 두 남자가 찾아다닌다는 드라마에 주안점을 뒀다. 감독은 “가족과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미스터리 드라마’라고 장르를 말씀 드리는 건 서양적인 소재, 한국적인 이야기의 밸런스를 잘 맞추고 싶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하정우는 사라진 딸 이나를 찾는 아빠 상원 역을 맡았다. 건축설계사인 상원은 바쁜 일 때문에 가정을 잘 돌보지 못했다. 어느 날 아내를 잃고 딸과의 소원해진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이사를 가고, 그 집에서 딸이 사라지게 된다.

하정우는 극중 상원이라는 인물에 대해 “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던 인물이었는데 갑자기 아내를 잃게 된 후 딸을 직접 돌봐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아버지로서의 역할이 서툰 사람인 것 같다. 그러다가 딸이 사라지고 그런 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미혼이라 딸을 가진 아버지의 심정에 대해 주변 유부남들에게 많이 물어봤다. ”고 그간의 노력을 전했다.

하정우는 대규모 블록버스터뿐만 아니라 중저예산급의 작품성 있는 영화에도 꾸준히 출연 중이다. 하정우는 이번 영화 참여에 대해 “캐릭터에 더 다가설 수 있는 작업을 하길 늘 원해왔던 것 같다. ‘신과함께’ ‘백두산’ 같은 규모가 큰 영화에 참여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중저예산 영화에도 출연하면서 밸런스를 잘 맞춰가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털어놨다.

하정우는 이 영화의 기획 단계부터 참가했다. 하정우는 “김광빈 감독은 이러한 장르에 특화돼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내가 도전해보지 못한 캐릭터, 이야기, 장르이기도 해서 작품을 만들어간다면 흥미로울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고 털어놨다. 하정우는 “나중에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감동적이었다. 그래서 더더욱 적극적으로 애정을 쏟아가면서 했던 작업이었다”며 만족감을 전했다.







하정우와 김 감독님의 인연은 15년 전부터 시작됐다. 당시 하정우가 출연한 ‘용서받지 못한 자’의 감독이었던 윤종빈 감독이 ‘클로젯’을 제작했고 동시녹음 감독이었던 김광빈 감독이 이 작품으로 장편 데뷔하게 된 것.


하정우는 “학생 작품이고, 예산도 적어 스태프들이 많이 바뀌기도 했는데 김광빈 감독은 13개월간 끝까지, 군 입대 전까지 같이했다. 당시 제 차에 동시녹음 장비를 싣고 다니면서 촬영했고 퇴근길에 제가 데려다줬다. 그 때 김 감독이 ‘장편 영화를 만들면 형과 같이 하고 싶다고 했다. ”고 감독과의 인연을 전했다.



김 감독도 “하정우 선배가 그 약속을 기억하고 있어서 감동적이었다. 시나리오를 보여드릴 때 한국에서는 많이 하지 않는 장르기도 하고 두 배우에게 어려운 도전이라 출연하실까 했는데 두 분이 한다는 얘길 듣고 놀라고 감격했다”고 말했다.

김남길은 실종 아동을 찾는 유튜버 경훈 역을 맡았다. 경훈은 집안에서 사라진 아이들을 쫓는 의문의 남성이다. 오직 자신만이 이나가 사라진 이유를 알고 이나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끈끈한 의리를 자랑하는 하정우의 모습에 김남길은 “저도 감독님과 하정우 배우의 저런 관계를 보고 처음으로 ‘학교를 다시 가야하나’ 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부러움을 드러냈다. 이어 김남길은 “전 감독님의 열정과 하정우 배우 때문에 ‘클로젯’에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남길은 이번 영화를 계기로 하정우의 유튜브 채널인 ‘걷기학교’에 출연하기도 했다.

하정우는 “김남길과 같은 마사지숍을 다니면서 혈맹, 동지 같은 느낌을 받는 부분이 있었다”고 특별한 에피소드를 전했다.

하정우와 김남길이 처음 만난 건 고현정의 팬미팅 대기실이었고, 두 사람이 급속도로 가까워진 계기는 주지훈과의 식사자리였다고 한다. 하정우는 “남길씨가 ‘선덕여왕’에서의 이미지가 커서 고현정씨 팬미팅 때는 묵직하고 시크한, 북유럽 스타일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주지훈이 남길 씨를 소개하기를 ‘자기보다 더한 사람’이라고 하더라. 자기는 1분에 30마디를 하면 남길이는 60마디를 한다더라. 그런데 처음 만나서 밥을 먹는데 숟가락 들 시간이 없을 정도로 유머와 피치를 올리더라. 정말 놀라웠다. 이런 사람이 살고 있구나 싶어 놀랐고 ‘선덕여왕’의 이미지가 처참히 깨졌다”고 말했다.

김남길은 “하정우씨와 누가 더 연기를 잘하느냐보다 누가 더 재밌게 말하느냐를 경쟁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정우 형의 유머는 가성비가 좋다”며 “저는 말 많고 시끄러운 걸 별로 안 좋아한다. 정우 형은 말을 많이 하지도 않으면서 한두 마디를 툭툭 던지는 게 너무 웃겼다”고 덧붙였다.

하정우는 “같은 마사지숍에 다니는 남길씨와 마사지 받는 시간이 같이 겹칠 때는 들어가서 인사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과는) 서로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데 남길이와는 괜찮다”고 말해 취재진을 웃게 만들었다.

한편, 클로젯’은 오는 2월 개봉한다.

[사진=양문숙 기자]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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