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황교안 국회의원 후보 사퇴하고 석고대죄 하라"…'무슨 사태' 발언 파장 확산

21대 총선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9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인근 분식점을 찾아 떡볶이를 먹고 있다./연합뉴스21대 총선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9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인근 분식점을 찾아 떡볶이를 먹고 있다./연합뉴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무슨 사태’라고 지칭해 역사인식 논란의 중심에 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둘러싼 정치권 안팎의 파장이 갈수록 확산하는 모양새다.

5·18민주유공자유족회와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5·18기념재단은 11일 성명을 내고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1980년 사태’ 발언은 다시 보수 세력을 결집시키려는 수순의 행태임이 자명하다”면서 “황 대표는 모든 공직과 국회의원 후보직을 즉각 사퇴하고 국민들에게 석고대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들 단체는 “법무부장관과 국무총리까지 지낸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망언이라는 점에서 자유한국당과 황 대표의 역사인식과 인격 수준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불과 1년 전 김진태·김순례·이종명 등의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역사왜곡과 망언에 대해 국민들이 분노했던 것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 첫 행보에서 황 대표가 5·18을 겨냥한 망언을 내놓은 의도는 불리한 선거상황에서 보수세력을 자극해 자신의 선거에 악용하려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들은 특히 “국민은 물론 종로구민들은 역사왜곡까지 악용하는 황 대표의 꼼수에 결코 현혹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역사왜곡까지 서슴치 않는 행태에 대해 상응하는 대가가 반드시 주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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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황 대표의 ‘사태’ 발언은 단순히 정치적 발언과 역사왜곡의 망언 수준이 아니라 이 나라의 법치마저 부정하는 행태”라고 지적하면서 “이에 황 대표는 공당의 대표직과 국회의원 후보자로서 자격을 상실한 것이나 다름없다”고도 했다.

한편 황 대표는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무슨 사태’라고 불러 논란에 휩싸였다. 5·18 당시 신군부가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폄훼하기 위해 사용했던 용어가 ‘광주사태’라는 점에서 부적절한 표현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1 야당 대표의 ‘역사의식 빈곤’이라는 비판도 쏟아지는 상황이다.

문제의 발언은 황 대표가 지난 9일 모교인 성균관대를 찾아 인근 음식점 주인과 대화하던 도중 나왔다. 황 대표는 주변에 있던 당 관계자, 취재진과 대화하다가 “그때 2000…아, 1820…아, 1980년, 그때 하여튼 무슨 사태가 있었죠. 1980년. 그래서 학교가 휴교되고 이랬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1976년 성균관대 법학과에 입학한 황 대표는 1980년 5ㆍ18 민주화운동 당시 4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전두환 신군부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이어지던 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하며 ‘광주에서 일어난 소요사태’, ‘광주사태’로 불렀다. 하지만 이후 법까지 제정되며 ‘광주 민주화운동’으로 이름이 바로 잡혔다.

김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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