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출범 사흘 만인 19일 당내에서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터져 나오며 삐걱대고 있다. 전진당 출신 이언주 의원에 대한 전략공천 적절성 논란이 일면서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김형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에게 ‘항의’의 메시지를 보냈다. 공관위는 이에 대해 “일탈행위에 대해 엄중 경고한다”고 밝혔다.
통합당 공관위의 총선 공천 작업에 새로운보수당 출신 유 의원이 김 위원장에게 직접 불만을 표시했다는 사실은 같은 당 출신의 이혜훈 의원의 휴대폰 화면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드러났다. 유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문자 메시지를 통해 “이언주나 새보수당이나 통합은 마찬가지인데 이언주는 험지인 경기광명을 피해서 부산으로 단수공천 받고, 이혜훈은 컷오프(공천배제), 지상욱, 민현주는 수도권 경선, 하태경은 경선”이라며 “이런 결과가 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또 “김형오 의장의 공천에 원칙이 뭐냐는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며 “어제 김무성 대표의 지적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다. 참고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이날 이 의원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김형오가 갈수록 이상해진다”고도 표현했다.
이언주 의원의 부산 중구·영도 전략공천에 대한 형평성 논란은 김 위원장이 지난 16일 언론을 통해 “부산에 한 번도 출마한 적이 없는 이언주 의원에게 경선하라고 하는 것은 불공정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시작됐다. 부산 중구·영도가 지역구인 김무성 의원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고, 장제원 의원과 진보 논객으로 잘 알려진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까지 가세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인천 일부 지역 공천 발표 기자회견에서 “나는 유 의원을 믿는다. 정치인으로서 바르게 성장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혜훈 컷오프’와 관련해서도 “여론조사도 안 했는데 어떻게 컷오프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정치라는 건 엄청난 상황판단을 해야 한다. 다 종합해 고려해야지, 하나만 가지고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없다”고도 했다.
그러나 공관위는 곧바로 ‘강경 대응’ 입장문을 냈다. 공관위는 “최근 일부에서 우리 공관위의 원칙과 방향을 흔들려는 시도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통합의 취지와 뜻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공관위에 대해 옳지 못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앞으로 공관위는 기존의 관행과 이해관계를 벗어나지 못한 채 책임과 헌신을 망각하는 일부의 일탈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경고한다”며 “반복될 경우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진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이 강조했던 당직자 고용 승계 문제도 남아 있다.
한편 이날 공관위는 서울·인천의 일부 지역에 대한 공천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 단수 공천 지역은 강북갑(정양석), 강북을(안홍열), 도봉을(김선동), 구로갑(김재식) 등이다. 인천 남동갑에는 유정복 전 인천시장이 전략공천됐고, 미추홀갑의 홍일표 의원은 통합당 처음으로 컷오프됐다. 20일에는 황교안 대표, 홍준표 전 대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에 대해 별도의 ‘대표급’ 공천 면접과 함께 연기된 대구·경북(TK)에 대한 면접도 진행된다. 이날 김 위원장은 “불출마 뜻을 통해 본인들의 명예가 존중되는 정치 풍토가 계속 형성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