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가칭) 창당준비위원장이 21일 안철수계 의원들의 반문(反文·반문재인) 선거연대 요구에 거부입장을 밝혔다. 김중로 의원이 미래통합당에 입당한 데 이어 이동섭 의원도 이날 통합당 입당을 밝히면서 저조한 국민의당 지지율에 나머지 의원들도 ‘안철수냐 황교안이냐’의 갈림길에 서게 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안 위원장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창당준비위 중앙운영위 회의에서 “실용적 중도 정치의 길이 결코 쉬운 길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를 위한 옳은 길이기에 가려고 하는 것”이라며 “저의 이러한 신념과 노선에 많은 분이 함께해주면서도 한편으로는 반문 선거연대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안철수계 의원들은 안 위원장에게 미래통합당과의 선거연대를 제안하며 이날까지 공식 입장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위원장은 “그분들(안철수계)의 현실적 고민을 이해한다”면서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막자는 반문연대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나 안 위원장은 “최악이라는 20대 국회가 그대로 다음 국회로 이어지는 것을 막고, 싸움만 하는 진영정치가 아니라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실용정치로 전환하는 것은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이자 반드시 가야할 개혁의 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안타깝지만 현실적 상황과 판단에 따른 한분 한분의 개인적 선택과 결정을 존중한다”며 “그 분들이 어떤 길을 가시든지 응원하고 다시 개혁의 큰 길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권은희 의원은 회의 도중 기자들에게 “안철수계 의원 중 한 분이 지난 19일 저녁 자리에서 거취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씀하셨고 오늘 중으로 거취 결정을 하겠다고 했다”며 “해당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과 식사 후 생각을 나눴고 이 분들은 안 위원장이 추구하는 길에 함께 하겠다는 뜻에 전혀 변함이 없었다”고 전했다.
권 의원이 말한 ‘한 분’은 이날 오후 통합당 입당을 발표한 이동섭 의원이다. 이날 오전 회의에 불참한 이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 위원장과 생각은 같지만 제가 국회의원이 돼야 이상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저와 가장 이념적으로 맞는 미래통합당 입당한다”고 밝혔다.
이날 권 의원은 더 이상의 추가 이탈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권 의원은 “원외위원장을 중심으로 여러 분이 안 위원장에게 현실적인 고민을 전달했지만 선거연대와 관련해서는 논의하거나 고민할 시기가 아니라는 점에 모두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날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발표한 정당별 지지율(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2.5%포인트)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은 2.3%에 불과했다.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과 합당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는 바른미래당 지지율인 3.2%보다 낮게 나왔다. 이날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오차범위±3.1%포인트)에서도 바른미래당 지지율은 4%였지만 국민의당은 2%에 불과했다. 특히 미래통합당에서 안철수계 의원 영입을 위한 ‘물밑접촉’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나머지 안철수계 의원 중에서도 통합당 행을 선택하는 의원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