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우리 사회 근무 풍속도를 바꿔놨다. IT 업계를 중심으로 재택근무가 확산하자 채팅, 화상회의, 파일 공유 등 기능으로 원활한 원격근무를 돕는 ‘협업 툴’ 사용이 폭증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기반으로 별도 설치 없이 사용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업계는 일정 기간 무료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특수 아닌 특수’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확산에 따른 재택근무가 본격화한 지난 2월 네이버 자회사 웍스모바일의 ‘라인웍스’ 메시지 사용량은 전월 대비 6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상통화 기능 사용량과 신규 가입 기업 수는 2배 늘었다. 이런 추세는 2월말 더욱 심화돼 1대1 영상통화, 다자간 영상통화 기능과 화면 공유 등 핵심 기능 사용량에서 유의미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NHN이 지난해 내놓은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 이용자도 큰 폭으로 늘었다. 화상회의 활성화 지표의 경우 2월말을 기준으로 코로나 이슈 발생 전과 비교해 20배 폭증했다. NHN은 두레이 사용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자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스템을 무상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평시 대비 일 평균 4배 정도의 신규 고객사 유입이 계속되고 있다.
또 다른 국산 협업 툴인 ‘잔디’ 가입 문의는 지난해 동기대비 90% 가량 증가했다. 김대현 토스랩 대표는 “2월말 이후 CJ ENM, 교보문고 등 150개 기업이 추가 가입해 무상 지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줌(ZOOM)’을 필두로 하는 화상회의 솔루션도 주목받고 있다. 줌 개발·운영사인 미국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은 주가가 1월말부터 지난 5일까지 75% 급등하며 기업 가치가 대폭 상승했다.
삼성SDS는 자체 개발한 협업 솔루션인 ‘넥스오피스’ 메신저를 재택근무에 활용하고 있다. 캡쳐 방지, 대화 내용 암호화 등 정보보호 기능으로 기업 보안 유지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외에도 ‘아지트(카카오)’, ‘팀업(이스트소프트)’, ‘콜라비(콜라비)’, ‘플로우(마드라스체크)’ 등 다양한 국산 협업 툴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해외에서는 ‘슬랙(슬랙테크놀로지)’, ‘팀스(마이크로소프트)’, ‘지라(아틀라시안)’가 강세를 보인다.
서비스별로 기능과 장단점이 상이해 업무 특성에 따라 다중 이용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우아한형제들’ 직원 A씨는 “즉각적인 의사소통 메신저로는 ‘라인’을 쓰지만 목표수립과 업무 과정 공유에는 이 부분에 특화된 지라나 ‘위키’를 주로 이용한다”고 말했다. 의료 ICT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B씨는 “커뮤니케이션은 슬랙, 진행 사항 관리는 지라, 컨퍼런스콜 용도로는 줌을 사용한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디지털 노마드’, ‘공유 오피스’로 대표되는 원격근무 흐름과 함께 협업 툴 시장의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18년 협업 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2% 증가한 24억달러(약 3조원)로, 오는 2021년에는 32억달러(약 4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IDC는 화상회의 플랫폼 시장의 경우 2023년까지 430억달러(약 52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