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31일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창당한 것과 관련해 “사실상 기득권을 가진 거대 양당이 ‘배부른 돼지가 더 먹으려 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안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됐다고는 하지만 지난 20대 총선과 차이가 없어졌다. 기득권을 쥔 양당이 가져갈 수 있는 의석수가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4월1일부터 400㎞ 국토 종주에 나서겠다고 밝힌 그는 그 의미에 대해 “기득권을 가진 정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창당에 대한 저항의 표현을 하고 싶었다”며 “체력이 닿는 한, 힘이 닿는 한 뛰고 걷고, 안 되면 기어서라도 구석구석 다니며 많은 사람을 만나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국민이 욕을 하면서도 21대 국회를 20대와 똑같은 구성으로 만들면 우리나라는 희망이 없다”며 이번 선거를 “여당 심판, 야당 심판이 아니라 ‘20대 국회 심판’ 선거”라고 규정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에 대해서는 “검찰의 개혁, 권력의 분산이라는 기본방향에는 동의한다”면서도 대통령의 인사권 남용과 수사 무마 가능성을 열어놓은 조항을 예로 들며 “없는 것이 차라리 나은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과 관련해서는 “초기대응은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는 굉장히 오래 갈 것이고, (방역의) 핵심은 백신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시간을 버는 것”이라며 “마스크를 포함한 의료물자를 비축하는 노력을 하고 최대한 중국 전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 입국자를 막는 노력을 했더라면 지금 이 정도까지 확산하지 않았을 확률이 높았다”고 했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침에 대해서는 “비유하자면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한다는 측면에서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형태로 가는 것이 옳다고 보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