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고위간부들이 김일성 전 주석의 108회 생일인 4월15일 태양절을 맞아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은 포착되지 않은 것을 두고 통일부가 “참배하지 않았다면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라는 분석과 함께 아버지인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 할아버지인 김일성 간 거리감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통일부 관계자는 16일 기자단과 만나 “만약 김 위원장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지 않았다면 코로나19와 관련지어 분석할 수 있는데 방역 조치가 시행 중이던 지난 2월 김정일 위원장 생일에는 참배를 했다”며 “광명성절, 태양절 통틀어 참배를 안 한 것 이번이 처음인데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앞서 이날 오전 6시 당과 정부의 간부들과 무력기관 간부들이 지난 15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겸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김재룡 내각 총리와 정치국 위원 및 후보위원 등 핵심 간부 수십 명이 자리했지만 김정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김정은 명의의 꽃바구니만 있었다.
김정은은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김일성 생일에 고위 간부들을 대동하고 한 번도 빠짐 없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지난 2월16일 김정일의 생일인 광명성절에도 해당 장소를 찾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코로나19의 영향이라는 분석과 함께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대하는 김정은의 감정 차이가 아니냐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통일부는 지난 14일 발사한 순항 미사일에 대한 북한 보도가 없던 점에 대해서는 “2016년 4월15일 에도 합참은 북한이 미사일 쐈다고 발표를 했는데 북한이 보도를 하지 않은 전례가 있다”며 “2017년 6월8일에는 북한이 순항미사일 발사했다고 합참이 발표를 하고 그 다음날에 북한 매체가 이를 보도한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총선 결과와 향후 남북관계에 관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북미대화 성공을 위해 노력해 나가고 동시에 남북 협력을 더욱 증진시켜 나가겠다’는 말씀을 하셨으므로 정부는 이런 기조 위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태구민 후보 등 탈북민 2명이 당선된 데에 대해서는 “통일부가 총선 결과를 평가하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도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다양성을 더욱 풍부하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