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제주 CJ컵 우승자로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브룩스 켑카(30·미국). 가공할 장타와 돌부처 같은 평정심이 트레이드 마크인 그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7승 중 무려 4승을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장식했다. 메이저 24차례 출전에 우승 네 번, 준우승 두 번 등 톱10에 열두 번 들었다. 흔히 ‘메이저 사냥꾼’으로 불리는 이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휴식기 동안 켑카는 몇 가지 소소한 ‘비밀’을 팬들에게 털어놓았다. 16일(현지시간) 골프닷컴에 따르면 메이저대회 때마다 그는 스윙코치인 클로드 하먼 3세의 도움을 받는다. 기술적인 도움뿐만이 아니다. 하먼은 대회 기간 내내 켑카의 경기복을 정성스럽게 다림질해준다. 기분 좋은 징크스를 만들어주는 셈이다. 하먼은 10년 넘게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와 함께했던 세계적인 교습가 부치 하먼의 아들이다. 켑카의 메이저 첫 우승인 2017년 US 오픈 제패를 도우면서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켑카는 애덤 스콧(40·호주)의 열렬한 팬이라는 사실도 공개했다. 가장 아름다운 스윙을 가진 골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스콧은 PGA 투어 14승을 자랑한다. 2013년 마스터스 우승자이며, 지난 2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 4년 간의 우승 가뭄을 씻었다. 켑카는 “어릴 적에 우즈보다 스콧을 더 좋아했다. 골퍼로서뿐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라며 “만나서 얘기해본 사람 중 단연 최고”라고 설명했다.
라이벌로 통하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 대해서도 이전과 달리 극찬을 쏟아냈다. 켑카는 “매킬로이의 드라이버 샷은 현 세대 선수를 통틀어서 가장 강력한 무기일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가을 한 인터뷰에서 켑카는 “매킬로이를 라이벌로 생각지 않는다”는 식으로 말해 대결 구도가 오히려 더 뜨거워졌다. 앞서 둘은 2019 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다퉜는데 켑카는 메이저 PGA 챔피언십을 우승하고도 그해 메이저 우승이 없던 매킬로이에게 상을 내줬다.
현재 세계랭킹은 매킬로이가 1위, 켑카가 3위다. 1위를 달리던 켑카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직후 2위로 떨어졌고 이후 한 계단을 더 내려갔다. PGA 투어는 6월11일 찰스 슈와브 챌린지로 재개될 예정이다. 첫 4개 대회는 무관중으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