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포스트 코로나19…중국 제조업 굴기가 무섭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글로벌 기업들이 휘청이는 틈을 활용해 중국 제조업체들의 공세가 무서울 정도로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과정에서 위축됐던 중국 자본들은 해외기업 사냥을 재개하고 있다. 중국 푸싱그룹이 프랑스의 보석 업체를 사들인 데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자금난에 허덕이는 유럽의 정보기술(IT) 기업들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시도 중이라는 소식이 줄이어 나오고 있다. 자동차·에너지 등에서 기술력이 앞선 기업들을 사들여 단숨에 제조업 굴기를 일궈내겠다는 것이다. 중국 국영펀드인 CNIC가 인도 2위 신재생에너지 기업의 지분인수를 검토하는 등 먹잇감을 찾기 위한 보폭도 넓어지고 있다.


공격적인 행보는 수주전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조선사들은 코로나19로 발주 여력이 떨어진 유럽 선주들을 상대로 가격을 대폭 낮춰 수주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저가 수주로 올 1·4분기 한국과 일본을 압도적으로 제치고 조선 수주 1위를 차지했다. 더 큰 걱정은 기술의 진화다. 중국 최대 반도체 기업인 칭화유니의 자회사인 양쯔메모리(YMTC)는 첨단 기술인 128단 적층형 낸드플래시를 개발한 데 이어 연내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제 한중 간의 반도체 기술격차는 1~2년으로 좁혀졌다. 중국 정부는 ‘제조 2025’ 전략에 따라 반도체에 1조위안(약 170조원)을 쏟아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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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들이 벌이는 수주와 기술·M&A 등의 ‘3각 전략’은 우리 기업들에 심대한 위협이다. 우리는 지금 전통 제조업은 물론 4차산업 기업들까지 반(反)시장적 법령과 이념, 이익집단의 논리에 휘말린 규제로 성장이 멈춰 있다. 중국은 더 이상 우리의 추격자가 아니다. 상당수 산업에서 이미 우리를 앞질렀다. 정부는 코로나19 이후의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기업의 경쟁력 확보 전략을 서둘러야 한다. 주력기업의 자금난 해결에 급급해 큰 숲을 보지 못할 경우 미래 산업 전쟁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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