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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銀·銅의 시대'...원자재 랠리 어디까지

경기회복 기대·통화완화책 영향...글로벌 원자재지수 한달새 4%↑

금·은 귀금속 강세장 당분간 유지 전망속 구리는 과대평가 지적도

1415A23 금 가격 추이



금(金), 은(銀), 동(銅)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을 받은 글로벌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주요국들이 통화완화 정책을 이어가고 있으며 둔화된 실물 경기도 곧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 등이 반영되며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자재 가격의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보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실물 경기의 회복 속도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적지 않은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13일 증권가에 따르면 원자재시장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GSCI지수는 지난 10일 337.90포인트를 기록하면서 최근 1주일간 1.51%, 최근 한 달간 4.15% 상승했다. 이는 S&P500지수의 1주일간 상승률(1.75%)보다는 다소 적지만 1개월(0.69%) 기간과 비교하면 원자재 지수의 상승 폭이 더 크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수요와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기대로 원자재시장 전반에 매수세를 유입시켰다”고 말했다.

원자재 중 최근 가장 주목받는 자산은 금이다. 실제 지난해 말 온스당 1,535.10달러 수준이었던 국제 금값은 이달 8일 2011년 9월 이후 최고치인 1,820.60달러까지 올랐다. 올해 들어 약 18% 상승했고 2·4분기 상승률만 약 13%에 이른다. 글로벌 증시가 실물 경기와 크게 괴리된 모습을 보이자 불안한 투자자들 사이에서 안전자산 금 수요가 늘었다. 특히 주요국의 통화 완화 정책 기조로 금리가 크게 떨어진 것은 실물 자산 금 투자의 매력을 더 키우고 있다. 이에 올 상반기 전 세계 금 상장지수펀드(Gold-Backed ETF)에 유입된 돈은 400억달러(약 47조8,000억원)로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승하는 금값은 은값도 끌어올렸다. 은은 8일 온스당 19.16달러를 기록했다. 은값이 19달러선을 넘어선 것은 종가 기준으로 2016년 9월 이후 처음이다. 통상 금값과 동행하는 흐름을 보이는 귀금속인 은은 산업재 성격도 있어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최근 강세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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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회복에 대한 낙관은 구리 가격 상승의 배경이기도 하다. 런던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3개월물 구리 선물 가격은 10일 1톤당 6,412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주에만 6.56% 뛰었다. 최근 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이를 두고 ‘구리의 시대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이 같은 원자재 강세는 더 이어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많다. 특히 금과 은 등 귀금속 섹터의 상승을 점치는 시각은 우세하다. 골드만삭스는 금의 경우 6개월 내 온스당 1,900달러, 1년 내 온스당 2,00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18개월 내 3,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은에 대한 전망도 마찬가지다. 황 연구원은 “은 가격은 여전히 10년 평균 수준인 온스당 21달러를 밑돌고 있으며 금 가격 대비 저평가 매력이 여전하다”며 “온스당 21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했다.

다만 구리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글로벌 경기부양책 등으로 올 하반기 구리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경제 회복의 수준이 어느 정도로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이에 최근 씨티그룹은 “구리 가격은 톤당 220~420달러가 과대평가 돼 있다”며 이어 “단기 목표가격은 5,750달러”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팔라듐에 대한 투자가 유망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팔라듐은 구리 등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주로 휘발유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 장치의 촉매로 쓰인다. 이에 자동차 산업의 회복세가 보이면 팔라듐 가격 상승도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팔라듐 가격은 10일 온스당 1,994.40달러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4.46% 올랐으며 최근 한 달간은 3.29% 올랐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팔라듐은 자동차 제조업 회복과 자동차 배출 규제 강화의 수혜를 받을 수 있다”며 “하반기 경기회복을 감안하면 금 외에 팔라듐 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했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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