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그린뉴딜로 '山地 태양광' 늘리면 위험 자초"

'안전' 빠진 재생에너지 3배 확대

"산사태 반복…재검토해야" 지적

지난 10일 충북 제천시 대랑동 산자락에 들어선 태양광시설의 지반이 폭우 영향으로 무너지면서 시설이 토사물과 쓸려 내려가 있다./제천=조권형기자지난 10일 충북 제천시 대랑동 산자락에 들어선 태양광시설의 지반이 폭우 영향으로 무너지면서 시설이 토사물과 쓸려 내려가 있다./제천=조권형기자



우후죽순 격으로 들어선 산지 태양광발전소로 인해 산사태 위험성이 커졌다는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정부가 ‘그린뉴딜’ 정책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늘리기로 한 데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급격히 늘어난 산지 태양광으로 산사태 위험이 커지자 규제를 강화해놓고 안전성 담보 등의 대책 없이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11일 산림청에 따르면 산지 태양광 시설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인 지난 2017~2018년 크게 늘었다. 산림청 통계를 보면 2016년 529㏊이던 신규 산지 태양광 시설 면적은 2017년 1,435㏊, 2018년 2,443㏊로 급증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산지 태양광시설이 꾸준히 늘었으나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산지 태양광시설이 급증하자 정부 내에서도 산사태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왔다. 산림청은 2018년 4월 보도자료를 내고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위해 부지에 자라고 있던 수십년 된 나무를 벌채하면서 산지 경관 피해, 산사태, 토사 유출 등의 피해도 우려되는 실정”이라면서 실태조사를 벌였다. 산림청은 같은 해 11월 시행령을 개정하고 산지 태양광시설의 평균 경사도 허가 기준을 25도에서 15도 이하로 강화하는 등 제도를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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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산지 태양광시설 증가 추세는 꺾였으나 산사태는 늘고 있다. 2018년 6곳이던 산지 태양광발전소 산사태는 지난해 2곳으로 줄었다가 올 들어서는 9일 기준 12곳으로 크게 늘었다. 규제 강화로 시설 증가세가 줄었지만 이미 늘어날 대로 늘어난 상태여서 이번 집중호우에 위험성이 고스란히 노출된 것이다.

문제는 ‘그린뉴딜 계획’으로 정부가 줄였던 태양광 발전 사업을 다시 늘리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다. 지난달 1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가 공동 발표한 ‘그린뉴딜 계획’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지난해 12.7기가와트(GW)에서 2025년까지 42.7GW로 3배 이상 확대한다.

이영재 경북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그린뉴딜 정책 일환으로 태양광 발전을 늘린다면서도 안전성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발전설비와 사면 안전성을 강화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산지 태양광을 늘리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이번 그린뉴딜 계획에서 태양광 발전 사업 계획을 종전보다 확대시킬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손구민·한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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