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전자, 엔비디아 차세대 GPU 만든다

파운드리 생산...TSMC 맹추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제공=삼성전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 엔비디아의 최신 GPU 위탁생산 물량을 따냈다.

글로벌 GPU 시장의 최강자인 엔비디아는 그간 최신 GPU 생산물량을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에 맡겼지만 이번에는 사업 파트너로 삼성전자를 택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IBM의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생산물량을 수주한 데 이어 이번에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물량도 따내며 파운드리 1위 TSMC를 추격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1일(현지시간) 차세대 GPU ‘지포스 RTX 30’ 시리즈를 선보이고 신제품을 삼성전자의 8㎚(㎚는 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정을 통해 생산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대만 TSMC에 반도체 생산을 맡겼고 삼성전자에는 일부 저가형 제품 생산만 위탁했다. 엔비디아의 신형 GPU는 고사양 PC 게임에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GPU 물량 확보로 올 3·4분기 파운드리 매출 확대와 함께 TSMC와의 점유율 격차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으로 기소된 점이 향후 삼성 파운드리의 지속 성장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 기소로 파운드리 추가 투자가 지연되거나 글로벌 큰손 고객 유치에 제동이 걸릴 수 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0315A04 34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일(현지시간) 유튜브를 통해 차세대 GPU ‘지포스 RTX 30’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엔비디아 유튜브 캡처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일(현지시간) 유튜브를 통해 차세대 GPU ‘지포스 RTX 30’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엔비디아 유튜브 캡처


삼성전자가 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생산물량을 모두 따내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 추격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GPU 시장의 절대 강자로 삼성전자에 생산을 맡긴 물량이 상당한데다 향후 AMD·인텔 등 파운드리 큰손 고객들의 추가 주문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육성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어 추가 투자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당초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지포스 RTX 30’ 시리즈 생산은 TSMC가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간 엔비디아가 최신 GPU 위탁생산 물량을 TSMC에 몰아줬고 삼성전자에는 일부 저가형 제품 생산만 맡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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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엔비디아는 1일(현지시간) ‘지포스 RTX 30’ 시리즈를 삼성전자의 8나노 공정으로 만든다고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이번에는 신형 GPU 생산에서 TSMC를 배제하고 삼성전자에 전체 물량을 맡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가 TSMC 대신 삼성전자를 택한 것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미세공정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는 기존 제품보다 성능이 두 배가량 향상됐지만 가격은 동일하거나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비결은 고가의 극자외선(EUV) 설비가 필요하지 않은 8나노 공정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7나노 이하 반도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 두 곳뿐이며 8나노 공정은 삼성전자만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엔비디아 물량 확보를 발판 삼아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빠르게 좁혀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IBM의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파워10’의 위탁생산을 맡기로 했고 2월에는 퀄컴의 신형 5세대(5G) 이동통신 모뎀 칩 ‘X60’ 생산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엔비디아와 퀄컴·IBM은 모두 파운드리 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초대형 고객들이다. 이들 업체가 최근 삼성전자에 물량을 대거 맡기는 것은 TSMC의 독주를 견제해 가격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이번 엔비디아 GPU 양산을 계기로 엔비디아와 퀄컴 외에도 AMD와 인텔 물량의 수주 가능성도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KTB투자증권은 2017~2019년 11조원 수준이던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매출이 올 3·4분기 엔비디아, 4·4분기 퀄컴 제품 양산을 계기로 올해 15조원, 내년에는 2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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