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000150)그룹이 두산솔루스(336370)와 두산그룹의 BG모트롤 사업부 매각에 성공하며 약 1조2,000억원을 현금화하는데 성공했다. 이 자금은 두산중공업(034020)이 진행하는 1조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쓰일 것으로 보여 회사도 한숨 돌리게 됐다. 마지막 핵심 자산인 두산인프라코어(042670) 매각을 앞두고 있는 두산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
4일 두산중공업은 1조3,000억원 규모 증자를 결정했다. 주주 배정 후 실권주를 일반 공모하는 형태로 두산중공업의 지분 44.86%를 보유한 ㈜두산이 이번 증자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분율을 고려하면 ㈜두산은 6,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필요한데 최근 자회사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이에 소진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최근 두산솔루스와 ㈜두산의 모트롤BG 사업부를 각각 사모펀드 운용사에 처분하기로 하면서 1조1,530억원을 확보하게 됐다. 사업부 매각 대금이 들어오는 12월에 맞춰 두산중공업의 증자도 이때 진행된다.
㈜두산과 특수관계자 8인은 이날 두산솔루스 보통주 52.93%를 사모펀드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에 처분하는 안을 이사회를 통해 결의했다고 밝혔다. 거래가격은 7,000억원 규모다. 앞서 스카이레이크는 지난 7월 두산그룹과 두산솔루스 지분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두산솔루스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 측이 32명에 이르러 거래를 위해 이를 10인 이하로 압축했다. 공개 매수 조건을 피하기 위함이다. 이날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박용현 중앙대학교 이사장 겸 예술의전당 이사장 등은 두산솔루스 보유 주식을 증여 형태로 정리했다.
같은 날 오후 두산그룹은 유압기기 사업부 모트롤BG 사업부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웰투시인베스트먼트-소시어스PE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두산그룹은 지난달 쇼트리스트(적격인수후보자)에 웰투시 컨소시엄과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를 최종 협상 후보로 선정한 바 있다. 매각 가격은 4,530억원으로 협의됐다. 처분 예정일은 오는 12월이다.
모트롤BG는 ㈜두산의 핵심 사업부 중 하나로 유압기기와 방산부품을 생산한다. 웰투시 컨소시엄은 모트롤 사업부문이 물적 분할된 후 ㈜두산이 보유하는 지분 전량을 인수할 예정이다. 모트롤BG 사업부는 방위산업체로 지정돼 있어 거래 종결을 위해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
한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대주주들은 이날 보유 중인 두산퓨얼셀(336260) 지분 23%(약 5,740억어치)를 두산중공업에 무상 증여하며 중공업 살리기에 동참했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은 두산퓨얼셀의 최대주주가 된다. 두산중공업은 두산퓨얼셀의 시장 확대에 따른 라인 증설 등을 위해 3,4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이다.
시장의 눈은 두산중공업의 마지막 핵심 자산인 인프라코어에 쏠리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은 보유지분 지분 36.27% 매각을 결정하고 오는 22일 예비입찰을 진행할 방침이다. 다만 예비 후보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사전 조사 과정에서 미온적인 시장 반응을 확인하면서 흥행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윤희·김기정 기자 choy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