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하남 전세 7억 넘었는데'…이번엔 사전청약 ‘전세 뇌관' 되나

임대차법으로 매물 씨 말라

사전청약이 다른 뇌관 우려

상당기간 임차 수요로 남아

3기 신도시인 고양시 창릉지구 전경./서울경제DB3기 신도시인 고양시 창릉지구 전경./서울경제DB



“이 근처 부동산 어디에 전화해봐도 전세 매물이 아예 없어요. 반전세도 거의 없어서 부르는 게 값이에요. 3기 신도시 때문에 관심 있는 분들이 종종 연락 오는데 이 지역에 살던 사람들도 이사할 집이 없는걸요.” (부천시 S 공인)

정부가 내년 7월부터 인천 계양, 남양주 왕숙, 고양 창릉, 부천 대장, 과천 과천지구 등 3기 신도시를 포함해 6만 가구의 사전청약을 진행한다고 밝히면서 수도권 전세시장의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전청약은 2012년 3만 가구, 2022년 3만 가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지금도 서울 전세 난민이 인근 지역으로 옮겨가면서 수도권 전역에서 전세물건 품귀 등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정부는 사전청약이 전세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임대차 3법으로 매물이 씨가 마른 가운데 청약은 물론 입주 때까지 임대차 시장의 수요로 남게 되면서 수도권 전세 가격 오름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8일 서울경제신문이 사전청약에 들어갈 예정인 3기 신도시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에 확인한 결과 전세 매물 잠김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전세 매물은 없는데 수요는 쏟아지다 보니 가격은 급등하는 상황이다.

관련기사



실제로 하남 교산지구 인근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최근까지 전용 109㎡ 전세 6억5,000만원이었던게 이제는 7억을 넘어 8억을 바라보는 상황”이라며 “임대차 3법 때문에 전세 있던 분들은 계속 계시고, 전세 끼고 투자하던 분들은 매매를 원하고 있어 전세가 나오질 않는다”고 전했다. 하남시 망월동 ‘미사강변 골든센트로’ 전용 59㎡ 전세는 지난달 30일 5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7월 4억3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진 지 한 달 만에 1억원 뛰었다.

창릉지구가 들어설 고양시 덕양구도 오름세가 뚜렷하다. 고양시 향동동 ‘DMC 중흥S클래스 더센트럴’ 전용 59㎡는 지난달 8일 4억 9,000만원에 전세입자를 찾았다. 7월 4억원대에 처음으로 진입한 뒤 5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호가는 5억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삼송동 ‘고양삼송 동원로얄듀크’ 전용 84㎡는 지난달 12일 직전 최고가(4억원)보다 7000만원 오른 4억700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남양주 왕숙지구 인근의 W부동산도 “매물이 줄어든 정도가 아니라 없다”며 “왕숙 신도시 얘기 나오고 전세가 나오는 족족 금액이 커도 거래가 되니까 몇천이 아니라 몇억이 올라도 거래될 판”이라고 말했다. 남양주시 다산동 ‘다산 e편한세상 자이’ 전용 84㎡는 지난달 22일 5억원에 전세 계약을 맺는 등 처음으로 5억원대에 진입했다. 인천 계양지구 일대도 비슷하다. 인근 D 공인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아예 없다. 신도시 청약 때문에 들어 오려는 사람이 있어도 들어올 수 없다”며 “전세 물건은 임대차 3법 이후에 씨기 말랐다”고 말했다. 청약 의무거주 강화로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는 과천 역시 이번 사전청약으로 전셋값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사철에 서울 난민이 옮겨오면서 8월 넷째주 과천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앞주보다 0.30% 올랐다.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 입주가 이뤄질 때까지는 수도권 전세난이 잡히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빅데이터랩장은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사전청약 일정을 미리 알림에 따라 기존 주택시장으로 몰렸던 매입 수요를 조절하는 효과를 기대할만하지만 3기 신도시 분양을 노리는 무주택자가 임대차 시장에 머물면서 전·월세 가격의 꾸준한 오름세는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윤선·양지윤기자 sepys@sedaily.com

박윤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