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의 약진 속에 전통산업의 대표주자로 지목되며 움츠러들었던 POSCO(005490)가 모처럼 투자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급감한 철강 판매량이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POSCO의 실적 추정치는 상향 조정 중이며 POSCO도 실적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POSCO는 전 거래일 대비 1.83% 오른 19만4,5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2%대 약세 마감했지만 POSCO는 장중 4%대 오름폭을 기록하며 탄탄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동차 등 전방산업이 셧다운에 돌입하면서 경기민감업종인 POSCO는 직격탄을 맞았다. 철강 수요 급감 여파로 POSCO는 지난 2·4분기 사상 첫 영업적자(별도 기준)를 냈고 ‘1조원 자사주 매입’이라는 대대적인 주주 친화책의 약발도 먹히지 않았다. 3월 이후 코스피는 연고점을 경신했지만 POSCO 주가는 아직도 연초 대비 17%가량 낮다.
하반기 POSCO의 실적에 온기가 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반전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날 유안타증권은 POSCO의 3·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대비 37% 늘어난 4,497억원으로 상향했다. 이날 삼성증권(5,680억원), 한국투자증권(5,061억원), KB증권(4,781억원)도 시장 추정치(4,364억원)를 웃도는 전망치를 제시했다. 최근 POSCO는 증권사 연구원 대상 콘퍼런스콜에서 “3·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악화된 철강 수요가 회복하는 중이며 가격 인상 정책으로 이익 개선이 가시화됐다는 평가다. 전방산업이 기지개를 켜면서 공장 가동률이 정상 수준에 이르렀고 이에 따른 고정비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또 중국 내 인프라 투자 확대가 국내 철강 업황에도 긍정적 효과를 미치고 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철광석 원가 상승이 부담될 수 있지만 래깅 효과로 이번 분기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철강 유통 가격이 상승해 지난 분기를 바닥으로 회복 추세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철강산업이 장기 성장 추세를 유지하기에는 걸림돌이 적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린뉴딜 정책으로 친환경이 산업·투자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온실가스 배출 상위권에 오른 POSCO는 이와 다소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철강 수요 감소 우려가 존재하고 국내 업체의 가격 협상력도 약하다”면서도 “철강업종은 적어도 올해 하반기까지는 실적이 우상향할 것이며 중국 정책에 따라 내년까지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