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증권업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기한 미국 대선 결과 불복 선언이 다음주 국내 증시 센티멘트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내주 예상 코스피 밴드를 2,350~2,450 포인트로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380~2,480, 케이프투자증권은 2,350~2,450선으로 예측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의 피 말리는 접전 속에서도 이번 주 코스피는 안도 랠리를 이어갔다. 누가 당선되는지 간에 불확실성은 해소되며 ‘블루 웨이브’의 무산으로 빅테크 규제 우려가 완화될 수 있다는 점을 시장이 반긴 결과로 풀이된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4일 장중 대선 결과가 수시로 변했음에도 시장이 흔들리지 않았던 것은 시장이 대선이라는 불확실성 자체 해소에 주목했기 때문”이라며 “추가 부양 기대감 확대도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강화했다”고 분석했다.
물론 모든 실타래가 시원하게 풀린 것과는 거리가 멀다. 전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기자 회견을 열어 “선거 과정이 대법원에서 끝날 수도 있다”고 불복 의사를 명확히 밝히며 증시에 잠재 불안 요소를 심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확실한 것은 블루 웨이브가 무산됐다는 것뿐이며 주식시장은 트럼프의 불복이 야기할 혼란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종적으로 바이든이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다고 해도 트럼프가 야기하는 불확실성은 증시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처럼 정치적 불확실성이 하방압력을 높일 수 있지만 주식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캠프 측이 우편 투표 관련 각종 소송을 제기했지만 (바이든 당선이 유력해) 이로 인한 시장의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다음주 코스피는 2,380~2,480선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도 “오는 12월 8일까지 버티며 하원에서 대통령을 선출하려는 트럼프의 작전은 실현될 가능성이 낮다”며 “투자자는 모든 결과가 나온 뒤 베팅을 하는 것이 아니라 확률이 높은 곳에 베팅하기 때문에 시장은 이를 별로 우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의 매매 동향에 주목할 시점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단기간 내 달러 약세 기조가 바뀌기 어려울 것으로 금융시장의 공감대가 모아지는 가운데 신흥국 중에서도 특히 코로나19 방역 수준이 양호한 국내 증시로 자금 유입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 외국인은 최근 2거래일 간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9,3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수급 영향력 확대되며 시장의 색깔이 바뀌고 있다”며 “위안화 강세 시기에는 항상 한국 관련 ETF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이 있어 증시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