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한 세종시 집값이 공무원들의 선호 부처까지 바꿔놓고 있다. ‘이전 기관 특별공급’을 노리기 위해 최근 세종시로 이전한 부처에 전입 및 배치되기를 바라는 모습이다.
8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최근 청약 일정을 진행한 ‘세종시 1-1 생활권 M8 블럭 세종 한림풀에버’의 1순위 청약에는 169가구 공급에 2만 5,910명이 청약을 접수, 평균 경쟁률이 153.3대 1에 달했다. 하지만 세종시 이전기관 공무원들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이전기관 특별공급’에는 229가구 공급에 1,716명이 접수, 평균 경쟁률이 7.5대1에 그쳤다. 경쟁률이 무려 50배 가까이 차이가 난 것이다.
해당 단지의 분양가는 전용 114㎡ 기준 최고 5억원 수준에 형성됐다. 최근 3년 이내 세종시에 입주한 단지들의 해당 평형 호가가 15억원까지 나오는 점을 고려하면 당첨만 되면 10억원가량의 시세 차익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로 보람동 ‘호려울마을10단지’ 전용 109㎡는 지난달 13억원에 매매 거래됐다.
이전기관 특별공급의 경우 이전 또는 대상으로 지정된 지 5년 이내의 부처 구성원만이 신청 가능한 만큼 관련 부처에 전입 및 배치를 지원하는 공무원들이 상당하다. 현재 이전기관 특별공급을 신청할 수 있는 부처는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다. 현재 이전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는 중소벤처기업부 또한 인기를 끄는 부처 중 하나다. 행복청은 이전기관 특별공급을 정무직 공무원이 신청하지 못하게 하고 배정 물량을 오는 2023년 30%까지 순차적으로 줄인다는 입장이지만 여전히 일반공급 대비 경쟁률이 낮은 만큼 인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들어 세종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것도 공무원들이 청약에 더욱 목을 매게 된 이유다. 한국감정원 기준 세종시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39.57% 급등했다. 2위를 기록한 수원 팔달구(19.82%)의 두 배가량이다. 세종시 내 대부분 아파트 단지들의 1년 새 가격이 2배 가까이 급등한 가운데 시세보다 수억원 저렴하게 공급되는 ‘로또 청약’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