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혁신·기술주 타고…'테마 ETF' 쑥쑥 큰다

코로나 속 주도 산업 담은 테마형 ETF 순자산 2조 훌쩍

특정 지수 추종 패시브 넘어 액티브로 시장 판도 바뀔 듯

1718A24 국내 순자산 규모 상위 테마 ETF



하나의 투자 콘셉트를 잡고 다양한 산업에 투자하는 ‘테마형 상장지수펀드(ETF)’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테마형 ETF는 사회·경제에서 구조적인 변화를 이끌 산업에 투자함으로써 시장 평균 수익률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 상품이다. 특히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기술·성장주들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테마형 ETF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자산 운용사의 재량에 따라 편입 종목·비중을 구성하는 액티브 ETF 시장이 커지면서 기존에는 관련 지수만 추종했던 국내 테마형 ETF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금융 투자 업계와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한 테마형 ETF 32개의 순자산 총액은 2조 1,600억 원에 달했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산업의 ‘메가트렌드’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테마형 ETF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 지난 10월 이후 국내 자산 운용사들이 출시한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BBIG) 테마 ETF가 대표적인 사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올 10월 상장한 ‘TIGER KRX BBIG K-뉴딜’ ETF 5종의 현 순자산 총액은 7,164억 원으로 출시한 지 2개월 만에 7,000억 원을 돌파했다.

한 자산 운용사 관계자는 “올해 기술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관련 상품이 많은 테마형 ETF가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자들이 연금 계좌에 장기적으로 편입할 상품을 찾는 과정에서도 장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테마형 ETF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테마형 ETF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6년 이후 글로벌 테마 펀드의 규모가 크게 증가했는데 주요 유형별 테마 펀드 중 혁신 기술 관련 상품의 비중이 가장 크다”며 “테마 펀드의 성장에는 나스닥 혁신 기술 성장주의 강세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액티브 ETF’가 테마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상장한 테마형 ETF는 대부분이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BBIG ETF도 한국거래소의 BBIG K뉴딜지수의 동향에 따라 수익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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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계 최대 테마형 ETF로 꼽히는 ARK 이노베이션 ETF(ARKK)는 최근 1년 사이에 수익률이 149.2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ARKK로 순 유입된 자금만 해도 77억 달러(약 8조 원)에 달한다. ARKK는 인공지능(AI)·에너지·자동화 같은 각종 신산업 분야에서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도모하는 기업들을 담은 ETF로 테슬라·로쿠·텔레닥 등을 편입하고 있다. 국내의 다른 테마형 ETF와 달리 ARKK는 특정 지수를 추종하지 않는다. ARKK를 운용하는 ARK자산운용은 이 같은 ‘혁신’ 테마를 무기로 글로벌 ETF 시장에서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ARKK의 사례처럼 향후 테마 투자가 액티브 ETF 시장 성장과 맥을 같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올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처음으로 액티브 주식형 ETF를 출시한 바 있다. 두 회사 모두 ARK자산운용처럼 ‘혁신 기업에 투자한다’는 콘셉트로 상품을 내놓았다.

문남중 대신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모든 종목이 다 오른 것이 아니라 테슬라 등 일부 테마 속 기업만 강세를 보였던 만큼 인덱스 추종 상품으로는 이를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최근 테마형 ETF 시장이 종목 선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액티브 부문으로 판도가 바뀌는 이유”라고 말했다.

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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