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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차 패권 쥐려면 ‘반도체·배터리·소프트웨어’ 잡아야…수평적 밸류체인 중요”

■이상명 자동차산업학회 회장 인터뷰

전자 산업처럼 미래 공유·수평 관계 중요

신재생과 원자력 같이 진행해야

이상명 자동차산업학회장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이상명 자동차산업학회장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



“미래차 시대 패권을 쥐려면 배터리·소프트웨어·반도체를 잡아야 합니다.”

이상명(사진) 자동차산업학회 회장(한양대 경영학과 교수)은 21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PC 시대를 열어젖힌 것은 IBM과 컴팩이었지만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업체는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였다”며 “미래차 시대 역시 이처럼 핵심 기술을 보유하는 기업이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기계 공학의 꽃이라고 불렸던 자동차 산업은 이제 전자 산업으로 180도 변했다”고 진단했다. 테슬라 전기차가 대표적인 사례다. 기계공학적 측면은 평범한 수준으로 평가받지만 배터리관리시스템(BMS)과 자동 운행(Autopilot) 및 자율주행(FSD) 등 소프트웨어 기술에서 기존 완성차 업체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테슬라는 이 같은 소프트웨어 기술을 직접 개발해 자체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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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 업계가 치열한 미래차 시장에서 승자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 같은 핵심 기술을 ‘내 것 혹은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지적이다. 단기 전망은 밝다. 이 회장은 “현재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5위 안에 들어가는 전기차 배터리 업체 중 3곳이 있는 등 ‘꽃놀이패’를 쥔 셈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완성차가 미래차 경쟁에서 선두로 나서기 위해서는 배터리만 가진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전동화 차량 특성상 내연기관 대비 부품 수가 줄어든다지만 차량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부품 업체와의 동반 성장은 앞으로도 핵심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은 “완성차 업체가 미래차 로드맵을 부품 업체에 공개하는 의사소통이 필요하다”며 “완성차 업체는 핵심 기술에 집중하고 부품 업체는 미래 사업을 키우는 ‘윈윈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에는 완성차 업체를 정점으로 한 수직 계열화된 납품 구조가 일반적이었다면 이제는 센서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역량을 갖춘 협력 업체가 부각되는 수평적 가치 사슬이 일반화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앞으로 전기차와 수소 연료 전지차의 대중화를 위한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도 과제다. 각국마다 에너지 여건이 다른 점을 지적하며 이 회장은 “최근 탄소 중립(탄소 순배출 0)을 추구하는 해외 국가들은 ‘RE100(재생에너지 100%)’이 아니라 원전을 포함한 ‘CF100(무탄소 100%)’을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을 같이 가는 게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0년 창립된 자동차산업학회는 자동차 산업 관련 정책과 자동차 산업과 연결된 다양한 모빌리티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연구와 이를 통한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서종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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