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美, 中 TCL도 제재 검토…삼성·LG전자 '반사익'

TCL 규제 가시화땐 美와 거래 중단

확전되면 韓 디스플레이에도 불똥

3116A13 3분기글로벌TV시장야근



미국 정부가 중국 TV 제조사 TCL을 제재 대상으로 검토하면서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등 국내 기업 영향에 주목이 쏠리고 있다. 시장점유율 확대 등 수혜도 예상되지만 디스플레이 등으로 확전할 경우 화웨이 제재처럼 업계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LG는 29일(현지 시간) 외신을 통해 미 당국이 TCL에 대한 기업 활동 추가 규제를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향후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 당국은 TCL이 TV 세트에 백도어를 설치해 개인 정보 유출을 해왔고 이것이 자국 안보에 위협을 미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재가 가시화할 경우 TCL은 미국 기업과의 거래가 막힐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일단 한국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TCL은 중저가 제품을 내세워 지난 2·4분기 LG전자를 제치고 글로벌 2위(출하량 기준)에 오른 바 있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4분기 TV 판매량은 총 918만 2,000대로 이 가운데 TCL은 12.7%, LG전자는 9.8%를 차지했다. 1위는 삼성전자였다.

관련기사



TCL은 내수를 줄이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제품을 찾는 북미 시장을 공략하는 등 해외 판매 비중을 늘려왔다. TCL의 빈자리를 삼성과 LG이 일부 메꿀 수 있겠지만 한국 제품의 판매 단가가 더 높은 만큼 국내 기업의 질적 성장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TCL을 찾던 저가 제품 수요가 하이센스나 스카이워스 등 중국 업체로 옮겨갈 가능성이 더 크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5월 화웨이 제재를 시작으로 점차 제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달 들어 중국 최대 반도체 기업인 SMIC의 무역 거래를 규제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처음으로 중국 TV 제조사를 제재 대상으로 언급했다. 주로 그동안 통신·반도체 등 첨단 제품에 주로 제재를 가해왔던 것과 달리 저가 액정표시장치(LCD) TV를 주로 만드는 TCL이 검토 대상에 오른 것이다.

중국 TV 세트 업체가 흔들리면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중국 TV 세트 업체는 저가 위주의 시장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시장 수요를 발굴하려고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들의 차세대 패널이다. LG디스플레이도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태계가 넓어지려면 중화권 고객사가 계속 패널을 공급받는 것이 중요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연말까지만 중국 업체에 LCD 패널을 공급하고 내년부터는 삼성전자에만 물량을 공급하는 만큼 당장 타격은 없지만 향후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양산 시 이를 구매해줄 중화권 고객사도 필요하다.

변수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