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재단이 18일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1,079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위드&포스트 코로나 신(新) 문화예술정책’을 발표했다. 장르별 맞춤형 창작 지원을 강화하고 민간 기업의 후원을 확대하는 한편, 예술가 육성 과정에 중점을 둔 창작 공간 개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새 정책은 예술가들이 안정적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먼저 코로나 시대에 위축된 예술가들이 지속적인 창작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창작 구상·준비·진행에 이르는 과정 전반을 지원하는 ‘예술기반지원’을 오는 3월 8일 시작한다. 창작 구상과 준비를 돕는 ‘리:서치’ 사업을 통해 총 300명에게 300만 원의 시상금을 지급한다.
작업실·연습실·복합문화공간 등으로 구분했던 기존 공간 지원은 ‘창작예술공간지원’으로 통합해 평균 400만 원(최대 1,000만 원)의 임차료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꾼다. 기록·연구·매개·실연·비평 부문은 ‘우수예술작품기록’ ‘예술전문서적발간’ ‘예술인연구모임’을 통해 1,000만 원씩 지원한다. 재단은 지원 방식을 단순하게 설계해 예술가들의 접근성을 강화하는 한편, 장르별 심사위원 풀을 확대해 전문성 높였다.
국내외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포르쉐코리아의 사회공헌 캠페인 ‘포르쉐 두드림’과 연계해 공연장의 빈 객석을 지원하는 ‘사이 채움’은 오는 26일 시작한다. 공연장 내 객석 거리두기로 인한 공연예술계의 수입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포르쉐코리아의 기부금으로 설계한 사업이다. 소규모 공연예술 단체와 제작사를 우선으로 총 35개 내외의 공연 팀을 선정해 500만 원씩 전달할 예정이다.
창작 공간 관련 사업은 ‘장르별 과정 중심의 예술가 육성’에 초점을 뒀다. 문래예술공장(음악·전통·시각·다원), 서울연극센터(연극), 서울무용센터(무용) 등 창작공간에서 예술가와 단체를 선발해 집중 육성한다. 총 6개 장르에서 10여 팀을 선정하는 이 사업은 서울시를 대표하는 유망한 예술가를 발굴하며, 인플루언서로 구성된 파트너그룹과 함께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파트너그룹은 작품 준비부터 연습, 발표에 이르는 전 과정에 참여하며, 중간 발표를 통한 지속적인 개발과 성장도 꾀한다.
‘새로운 대학로 시대 개막’도 눈길을 끈다. 재단은 오는 6월 말 옛 동숭아트센터를 리모델링한 ‘예술청’을 시작으로 2022년 상반기에는 같은 건물 지하에 약 240석 규모의 공연장 ‘블랙박스 공공’(가칭), 같은 해 6월에는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한 ‘서울연극센터’를 차례로 개관한다. 이들 공간은 민·관이 힘을 합치는 협치형 예술공유 플랫폼을 목표로 운영된다.
서울문화재단 관계자는 “문화의 메카였던 대학로가 문화지구 선정 이후 젠트리피케이션과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위축되고 있다”며 “예술청과 블랙박스 공공 등을 예술 생태계를 다시 살릴 거점 공간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