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세론을 무색하게 할 정도의 세수 호황에도 실질적인 나라 살림을 나타내는 1월 관리재정수지는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부동산 ‘영끌’ 덕에 국세수입은 전년대비 2조4,000억원 증가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재난지원금으로 총 지출이 2조9,000억원 불어난 탓이다.
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3월호에 따르면 1월 국세수입은 38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조4,000억원 늘어났고, 총수입도 6조1,000억원 증가한 57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부터 세수 펑크가 나며 총 12조2,000억원 규모로 두 차례의 세입경정을 했던 점을 감안하면 순조로운 출발인 셈이다. 세수진도율은 13.7%로 전년동기(13.0%)보다 0.7%포인트 높았고, 최근 5년(2016~2020년) 평균 진도율(12.6%) 대비 1.1%포인트나 상회했다.
증가한 국세수입의 대다수는 소득세였다. 주택 거래량 증가에 따른 양도소득세, 펀드 환매 규모 증가에 따른 배당소득세가 늘어 소득세는 9조3,000억원에서 11조7,000억원으로 2조4,000억원 많아졌다. 법인세도 2조원으로 전년(1조6,000억원)보다 늘었다. 다만 영세사업자 대상 세정지원(1개월) 등으로 부가가치세는 1조원 감소했고, 원유 등 고율 수입품목 비중이 줄면서 관세도 3,000억원 감소했다.
소상공인에 대한 코로나19 3차 확산에 대응한 맞춤형 피해지원 대책 등으로 지출이 증가해 총지출은 2조9,000억원 늘어난 53조9,000억원이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1월 통합재정수지는 3조4,000억원 흑자였으나,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하고 실질적인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1조8,000억원 적자로 나타나 월별 통계가 공개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1월 적자를 기록했다.
/세종=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