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재에 대한 중국 국민의 ‘식탐’이 중국 정부의 대(對)호주 제재 조치를 무력화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 중국이 외교 마찰을 빚고 있는 호주의 살아 있는 바닷가재 수입을 사실상 금지한 가운데 홍콩 등을 통한 밀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홍콩의 호주산 살아 있는 바닷가재 수입량은 15만 7,978㎏에 육박해 중국의 수입 금지 조치가 취해지기 직전인 지난해 10월보다 무려 50배나 급증했다.
홍콩인들의 바닷가재 소비가 특별히 늘지 않았으니 수입 증가분의 대부분은 중국으로 간다는 것이 SCMP의 해석이다.
업계에서는 유통업자들이 수입 금지 조치가 없는 홍콩으로 호주산 바닷가재를 대량 수입한 후 선박 등을 이용해 중국으로 밀수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수입 금지 이후 중국 내에서 호주산 바닷가재가 어렵지 않게 소비되는 것도 밀수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은 호주 정부가 코로나19의 중국 기원에 대한 국제 조사를 요구하고 쿼드에도 동참한 데 대한 보복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수입을 금지했다. 중국 내에서 호주산 바닷가재는 특유의 붉은색 때문에 부와 지위의 상징으로 여겨져 최근 몇 년간 소비가 급증했다.
수입 금지 이후 가격이 크게 올랐고 그만큼 밀수에 따른 이익도 커지면서 밀수가 성행하게 됐다는 것이다. 호주산 살아 있는 바닷가재는 2019년 기준 5억 5,000만 달러어치가 중국에 수입됐다.
바닷가재 밀수에서 보듯 중국이 호주로부터 주로 수입한 밀·구리·석탄·와인·설탕 등도 새로운 유통 루트를 찾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SCMP는 “아직 수입 금지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냉동 바닷가재의 중국 수입도 3월 2만 달러에서 5월에는 188만 달러까지 늘어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