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제조·서비스업 혹한기 진입, 기업 환경 개선이 돌파구


국내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한파가 매서워지고 있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전 분야 산업생산지수는 115.4로 전달보다 1.5% 감소했다. 전 산업 생산은 7월(-0.2%), 8월(-0.1%), 9월(-0.4%)에 이어 넉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감소 폭도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은 2020년 4월(-1.8%) 이후 3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0.8% 줄면서 2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20.4로 0.2% 줄어 두 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제조·서비스업 한파가 구조화하고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주력 수출 품목인 완성차와 반도체 조립 장비의 생산 감소 폭이 커지면서 광공업 생산이 3.5% 급감한 것이 우려된다. 10월 수출이 2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그 여파가 제조업 전반으로 파급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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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면 수출 기업의 발목에 묶인 ‘모래주머니’를 벗겨줘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규제 개혁이 곧 국가 성장”이라고 강조했지만 경직적인 주52시간 근로제 등 핵심 규제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기업 환경 개선을 외면해온 국회의 각성이 필요하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대만 등은 글로벌 반도체 패권 장악을 위해 자국 기업에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법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여야 정치권은 이를 직시하고 더 큰 지원책을 담은 ‘K칩스법’을 속히 내놓고 통과시켜야 한다. 11년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처리하는 일도 시급하다. 그러잖으면 급성장하는 글로벌 의료 관광 시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시대착오적인 ‘부자 감세 프레임’을 거두고 법인세 인하 법안 처리를 위해 협조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기업들이 가볍고 튼튼한 새 신발을 신고 글로벌 전장에서 맘껏 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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