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올해 인공지능(AI)을 검색·커머스·광고·금융·웹툰 등 서비스 전반에 적용한다. 다방면의 서비스를 개선해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공략하며 본격적인 수익 창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8월 공개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3일 2024년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생성형 AI 관련 기술을 반영하는 것에 집중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검색·커머스·광고·금융·웹툰 등 다양한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AI를 앞세워 검색 경험을 개선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CUE:)를 공개했다. '큐:'는 네이버가 가진 양질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새로운 검색 경험을 제공한다. 복합적인 의도가 포함된 긴 질의를 이해하고 검색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것이 핵심 기능이다. 이후 답변 생성에 필요한 신뢰도 있는 최신 정보를 활용해 입체적인 검색 결과를 제공한다. 또 검색을 중심으로 네이버 서비스들과의 연계된다. 네이버는 연내 모바일 환경에서도 ‘큐:’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복합정보처리(멀티모달) 기술도 제공할 계획이다. 실시간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한 새 스마트 블록을 베타서비스로 선보였다. 네이버는 최근 생성형 AI가 검색어를 입력한 사용자의 의도와 맥락을 더욱 명확하게 이해하는 기술을 탑재했다.
네이버는 커머스에도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 AI 개인화 상품 추천 기술인 ‘에이아이템즈’(AiTEMS)를 모바일과 PC 브랜드스토어·스마트스토어의 상품 상세페이지에 정식 적용했다. AiTEMS는 이용자의 취향을 파악한 뒤 선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을 추천해준다. 네이버는 AI 이미지 검색 기술 ‘스마트 렌즈’로 이용자의 편의성도 높이고 있다. 스마트 렌즈는 이미지에 있는 사물을 자동으로 인식해 유사한 이미지를 찾아준다. 스마트 렌즈를 통해 다양한 주제에 특화한 검색을 할 수 있고, 정확한 상품명을 알지 못해도 이미지만으로 원하는 상품을 찾을 수 있다.
네이버는 AI를 활용해 광고 상품 및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있다. 올해 3월 검색 광고 내 최적의 조합으로 광고 소재를 노출하며 성과를 최적화하는 ‘반응형 소재’를 출시했다. 하이퍼클로바X와 광고를 접목한 ‘클로바 포 애드(Clova for AD)’의 첫 상품인 브랜드챗을 나이키와 선보였다. 브랜드챗은 하이퍼클로바X 기반으로 광고주의 데이터를 학습한 챗봇이다. 이용자는 브랜드챗과 소통하며 해당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광고주를 위해 거대 언어모델(LLM) 기반으로 광고 문구를 자동 생성하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최 대표는 “광고 영역에도 초개인화를 기반으로 피드형 광고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며 신규 상품을 다양한 광고주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라며 “광고 부분에서도 기존에서 보기 어려웠던 효율과 체류시간 증대 등 효과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웹툰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AI로 독자 취향을 분석해 입맛에 맞는 웹툰을 추천하는 'AI큐레이터'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독자가 올린 사진을 인기 웹툰 스타일의 그림으로 바꿔주는 ‘툰필터’ 서비스도 선보였다.
네이버는 블로그 창작자과 중소상공인(SME) 등의 글쓰기를 지원하는 도구도 시험 중이다. AI가 이용자의 글쓰기 스타일을 분석해 글 초안을 작성해 준다. AI는 글을 간단하게 요약하거나 더 나은 표현을 제시하기도 한다.
네이버는 AI를 통해 플레이스 사업자들의 운영도 지원하고 있다. 최 대표는 “지난 달 초부터는 플레이스 사업자들이 AI 기술을 활용해 방문 사용자 리뷰를 요약하고 리뷰에 맞는 대응 문구를 제안해주는 솔루션을 시험하며 서비스 사용자와 사업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 개선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B2B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 고객사는 한국은행과 HD현대(267250)다. 네이버는 클로바 스튜디오를 2000개 이상의 기업과 기관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클로바 스튜디오는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네이버의 초거대 AI에 결합해 AI 기반의 특화된 서비스를 손쉽게 개발할 수 있는 도구다. 개발 관련 전문지식이 없이도 몇 줄의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원하는 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클로바 스튜디오를 통해 기존 모델 대비 속도를 높이고 비용은 5분의 1 수준으로 낮춘 HCX-대시(DASH)-001’을 출시했다. 향후 네이버클라우드는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여러 모델을 클로바 스튜디오에서 순차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보안성이 강점인 완전 관리형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 ‘뉴로클라우드’도 선보였다. 고객사의 데이터센터 내부에 직접 설치하는 구축형 서비스다. 보안 침해·유출에 대한 우려 없이 기업이 자체적으로 안전하게 대규모 언어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최 대표는 “하이퍼클로바X 생태계 확장 위해 뉴로 클라우드나 클로바 스튜디오 등 기업 맞춤형 유료 서비스 제공에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 비용을 늘려 AI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캐펙스(CAPEX·설비투자) 규모는 유지하면서 모델 성능 고도화와 차별화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올해 GPU 구입에 2500억 원을 추가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