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尹 역린' 건드린 한동훈 "국민 불만 1순위는 김 여사 이슈"

■韓 '쇄신 마이웨이'

'김 여사 리스크'에 수세 몰리자

독자노선 전환…당정 갈등 확산

친한 "이대로 가다간 다 죽는다"

친윤 "분열 자초" 불쾌감 드러내

'빈손 회담' 여파 韓 퇴진 집회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건희 여사 의혹으로 수세에 몰린 정국 상황 돌파를 위해 김 여사를 겨냥한 ‘특별감찰관’ 카드를 꺼내 들면서 당정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김 여사 이슈를 둘러싼 야당의 거듭된 공세에 정면 돌파 의지를 드러내며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화된 ‘독자노선’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윤(친윤석열)계는 “상의 없는 일방통행”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여권 내 자중지란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한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지금 우리가 변화하고 쇄신하지 못하면 민주당 정권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쇄신의 첫 번째 과제로 김 여사 문제 해결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SF 판타지 작가인 어슐러 르 귄의 단편 ‘오멜라스를 떠나며’를 거론하면서 “김 여사 관련 이슈가 모든 국민들의 ‘불만 1순위’가 된다면 민주당을 떠나는 민심이 우리에게 오지 않는다”며 김 여사 의혹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다음 달 15일로 예정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 이후 야당에 돌아선 민심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여권 내부의 김 여사 리스크부터 제거해야 한다는 의미다.

10·16 재보궐선거 승리 감사 인사차 부산 금정구를 찾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부산 서동미로시장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10·16 재보궐선거 승리 감사 인사차 부산 금정구를 찾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부산 서동미로시장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대표는 김 여사 문제 해법으로 대통령 가족 등의 비위 행위를 감찰하기 위한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부터 돌입하기로 했다. 그동안 야당은 윤석열 정부가 김 여사를 보좌할 제2부속실 설치와 함께 특별감찰관 임명을 주장해왔지만 여당은 민주당이 난색을 보이는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연계하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윤 대통령 역시 이달 21일 한 대표와의 면담에서 특별감찰관 임명 건의에 대해 “북한인권재단 이사 임명과 연동돼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여야가 협의할 문제”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반면 친한계 의원은 “당내에서도 ‘이대로 가다간 다 죽는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 (특별감찰관 추천에) 반대 목소리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용산이 죽는다고 여권이 공멸할 순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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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계에서는 한 대표의 ‘마이웨이’ 행보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윤 대통령과의 면담을 앞두고 불거진 ‘독대 공론화’에 이어 또다시 여론전을 통해 분열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친윤계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결정해야 할 문제를 대표가 상의도 없이 추진하는 게 맞느냐”고 따져 물었다.

한 대표와 친한계 인사들 간의 전날 만찬 회동을 둘러싸고도 신경전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대표가 자기 세력이라는 의원들과 만나고 하는 것 자체가 정상적이지 않다”며 “무슨 계파 보스인가. 하는 게 너무 아마추어 같고 답답하다”고 직격했다.

당정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은 그간 한 대표를 비판해온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회동을 가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이번 회동의 배경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대구·경북(TK) 신공항 건설 등 지역 이슈 논의라고 하지만 한 대표를 견제하려는 대통령실의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이 적지 않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빈손 회담’의 여파로 당원들도 둘로 갈라지는 분위기다. 극우 유튜버를 비롯한 국민의힘 강성 지지자들은 이날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배신자 한동훈 사퇴하라”며 한 대표 퇴진 집회를 열었다. 한 대표는 이날 10·16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구청장으로 당선된 부산 금정구를 찾아 감사 인사를 했다.


이진석 기자·부산=김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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