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기지개 켜는 M&A시장…하반기 거래 30.7조로 70% 급증[시그널]

[2024 리그테이블]

올 인수합병시장 '상저하고' 흐름

과거와 달리 중소형 거래가 대세

대형 매물 소화한 PEF 역할 부각

금융자문, 삼일PwC 독주 이어져

84건에 10.8조 달해 경쟁사 압도

법률자문은 김앤장이 1위 수성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은 하반기 들어 급격한 회복세를 보이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였다. 조 단위 빅딜이 주도했던 과거와 달리 올해에는 중소형 거래가 대세를 좌우한 게 특징이다. SK그룹 등 대기업들의 사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나온 일부 대형 매물들은 자금력이 높은 사모펀드(PEF)가 소화하며 ‘PEF 역할론’도 부각됐다.



29일 서울경제신문이 집계한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M&A 시장에서 자금 납입을 완료한 거래 건수는 총 419건이며 거래액은 48조 7861억 원이다. 지난해에는 442건의 거래가 62조 4530억 원 규모로 마무리된 데 비하면 거래 건수와 거래액 모두 감소했다.

다만 올 하반기 들어 거래 규모가 급격히 늘며 시장 회복 기대감을 높였다. 올 하반기 거래 규모는 30조 7063억 원으로 상반기 18조 798억 원에 비해 69.8% 늘었다.



올해 M&A 금융자문은 지난해에 이어 삼일PwC의 독주가 이어졌다. 대기업 사업 조정에 따라 나온 매물부터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들간 손바뀜 거래까지 다양한 거래에 관여했다. 1년 동안 총 84건, 10조 8262억 원의 거래를 자문해 건수와 거래 규모 면에서 모두 경쟁사들을 압도했다. 특히 SK렌터카, SK넥실리스 박막 사업부 매각과 SK브로드밴드 재무적투자자(FI) 지분 인수 등 SK그룹의 리밸런싱 과정에서 진행된 딜들을 다수 자문한 것이 눈에 띠었다. 거래 규모가 2조 7000억 원으로 내년 상반기 완료 예정인 SK스페셜티 매각에서도 인수자인 한앤컴퍼니를 대리하고 있다.

관련기사





2위는 또 다른 회계법인 빅펌인 삼정KPMG다. 총 48건을 수임해 6조 1759억 원 규모의 거래를 자문했다. 삼정KPMG는 특히 PEF 운용사들이 폐기물 및 뷰티 관련 기업들을 인수하는 거래에서 존재감을 나타냈다. 대표적인 실적은 거래가가 1조 2000억 원이었던 제네시스프라이빗에쿼티(PE)의 KJ환경 매각 자문이다. 3위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인 UBS가, 4위는 모건스탠리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삼일PwC는 M&A 회계실사에서도 1위를 지켰다. 전체 거래 규모나 건수에선 작년에 미치지 못했지만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실사 시장에서도 자문에서와 마찬가지로 SK그룹과 한앤컴퍼니 거래에 꾸준히 참여했다. 2위는 삼정KPMG다. 지난 분기 실사 총액에서는 삼일PwC를 앞섰지만 이번 분기 들어 건수와 총액 모두 격차가 벌어졌다. 4분기 중 한화오션의 미국 필리 조선소 인수를 시작으로 LG전자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해외 신사업 투자 실사를 담당했다. 3위는 딜로이트안진이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중에도 한국타이어그룹의 한온시스템 인수전에 참여하며 대형 PEF의 회수 거래를 도왔다.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 지분 재매입과 한화생명의 미국 증권사 인수 과정도 대리했다. 4위 EY한영은 에코비트 인수와 티맥스데이 인수 거래 실사를 도왔다.

법률자문은 전통의 강호 김앤장이 압도적인 격차로 경쟁사들을 따돌리며 1위를 수성했다. 총 103건의 거래를 대리했으며 26조 1599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점유율은 43.27%에 달해 경쟁 대형 로펌들의 추격도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연초 지오영을 시작으로 하반기 에코비트,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한온시스템 거래까지 대규모 거래를 다수 수임했다.

2위는 지난해 4위에 그쳤던 세종이 차지했다. 하반기 중 KJ환경, 티맥스데이터, 한온시스템 등 조 단위 거래를 자문한 데 더해 제뉴원사이언스, 파마리서치 등 PEF 운용사의 투자를 여럿 도왔다. 3위는 광장이다. 하나파워패키지, 크레이버코퍼레이션, 고려노벨화약 등 다양한 딜을 수임했다. 4위는 율촌이었으며 지난해 3위였던 태평양은 5위에 내려앉았다.

업계에서는 내년 완료될 예정인 SK스페셜티(2조 7000억 원)과 롯데렌탈(1조 6000억 원)이 내년 자문사들의 순위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PEF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형국은 지속될 것"이라며 "정치적인 상황 등 불안 요소들이 있지만 금리 인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거래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박시은 기자·천민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