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의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에 나선다. 레거시(범용) 제품을 생산하는 8인치 파운드리 산업에서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수익성이 악화된 까닭이다.
2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최근 한국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생산직 중심으로 중국 우시에 파견된 한국인 인력과 연구개발 중심의 국내 인력이 대상이다. 1년 치 기본 연봉에 2500만 원의 위로금, 자녀 학자금 등의 조건이다.
앞서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올 5월 중국 국영기업인 우시산업발전집단(WIDG)에 파운드리 사업 지분 49.9%를 넘겼다. 이 시기에 직원들의 DB하이텍 등 동종 업계 이직 지원 정책도 실시했다. 일차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진 지 반년 만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인력 감축에 들어간 것이다.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중국 우시에서 28㎚(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상 공정으로 전력반도체(PMIC)와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등의 제품을 생산한다. 2020년 중국으로 공장을 이설하며 현지화를 추진한다는 전략을 폈지만 현지 업체들의 저가 정책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이 회사는 2022년 164억 원 영업이익에서 지난해 171억 원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는데 올해도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중국 레거시 파운드리 업체들은 공장 가동률을 올리기 위해 한국과 대만 기업들보다 20~40%가량 낮은 가격에 주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업황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실시한 희망퇴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