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이 자체 분석한 내년 영업이익 성장률이 -0.5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 대부분이 올해보다 저조한 실적을 각오하고 있다는 의미다. 내년 경영의 최대 리스크로는 불안정한 국내 정치 상황이 지목됐다.
29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101개 기업 응답) ‘2025년 경제·경영 환경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53.5%는 내년 경영 환경이 올해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지난해 말 실시한 ‘2024년 경제·경영 환경 조사’에서 경영 환경이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30.7%였는데 불과 1년 만에 부정적 응답 비중이 22.8%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리스크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혼란’이 35%로 가장 높았다. 대통령 계엄과 탄핵 등 예측 불가능한 사태가 이어지면서 올해 경영 계획에도 상당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기업인들의 호소다. 경영 환경의 악화 요인으로는 내년 내수경기 침체 가속(20.4%)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불확실성(18.5%), 환율 리스크(16.6%)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급등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기업이 감내할 수 있는 적정 환율을 묻는 질문에 응답 기업의 63.3%가 달러당 1400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적정 환율 평균치는 달러당 1390.84원이었다. 환율이 1390원 선을 넘기면(원화 가치 하락) 공장을 돌릴수록 오히려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떨어질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도 56.4%에 달했다. 내년 영업이익 성장률 평균은 -0.57%에 그쳤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여야를 떠나 기업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정치 상황을 안정시키고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대응을 서둘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