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한 해 미국 증시가 강세장을 이어간 가운데 미국 주식을 토대로 한 상장지수펀드(ETF)의 자산이 총 10조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3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ETF 시장조사 업체 ETFGI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월 말 기준 미국 ETF의 총자산은 10조 6000억 달러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 규모다. 8조 1200억 달러 수준이었던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30.4% 늘어난 수준이기도 하다. 자산이 불어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올해 1조 달러 이상을 미국 ETF에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들이 자금 유입 상위권을 차지했고 나스닥100지수 수익을 따르는 인베스코 QQQ도 12월 중순 기준 270억 달러 이상 자금을 유치했다.
미국에 투자하는 ETF는 매년 크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꾸준하게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거래가 편하고 절세 혜택이 있는 ETF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1월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승리하자 투자자들의 낙관론이 확산한 것도 미 증시 투자 붐을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글로벌 주요국 증시 가운데 미국 증시의 성과가 돋보인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몰리는 이유로 꼽힌다.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스테이트스트리트의 분석에 따르면 11월 미국 주식형 ETF의 순유입 자금 중 97%는 미국에 투자하는 상품들이었다.
미국 ETF 시장의 성장은 운용사의 수익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WSJ는 “ETF 자산 증가는 블랙록을 포함한 월가 거물들에게 뜻밖의 행운”이라면서 “운용사들은 올해 기록적인 수수료 수익을 보고했고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짚었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매슈 바톨리니는 “경제성장·수익·실적 등의 측면에서 미국 예외주의라는 아이디어에 열광이 넘쳐난다”면서도 “대형 기술주 등 분야에 지나치게 투자가 집중되는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