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 경제계 “실망” 한목소리/AT&T사 신임사장 존 월터 영입

◎발표후 주가 3.5불 하락… 1년만에 최저치/뉴욕타임스 등 언론 “마케팅감 없다” 혹평【뉴욕=김인영 특파원】 미국 최대 전화회사인 AT&T사가 시카고의 도널리&선사라는 출판·인쇄업체의 회장으로 있는 존 월터씨(49)를 사장으로 영입한다고 발표하자 미국 경제계가 시끄럽다.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은 AT&T의 뜻밖의 선택에 실망감을 표시했고 미국의 언론들도 통신분야에서 일해본 적이 없는 월터씨가 거대기업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 강한 의문을 표시했다. 월터씨의 사장 선임이 발표된 지난23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AT&T의 주가는 1.875달러나 떨어졌고 다음날인 24일에도 1.625달러가 떨어졌다. 이틀동안 3.5 달러(8.8%)나 하락한 AT&T 주가는 24일 36.25달러로 폐장, 1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AT&T 사장 자리는 지난 8월 전임사장이었던 알렉스 맨들씨(52)가 2천만달러의 보너스를 받는다는 조건으로 중소업체인 어소시에이티드 커뮤니케이션사의 회장으로 옮기면서 3개월간 공백 상태였다. 이에 로버트 알렌 회장(61)과 임원들은 후임 사장을 찾아나섰고 미국에서 내로라는 기업인 30명을 리스트에 올려놓고 분석한 결과 월터씨가 낙점된 것이다. 세계 최대 전화회사이자 미국내 랭킹 5위 기업의 제2인자로 영입된 월터씨는 오는 98년 1월 알렌씨의 뒤를 이어 AT&T의 회장겸 CEO(최고경영자)를 맡게 된다. 월터씨는 오하이오주의 마이애미 대학을 졸업함과 동시에 22살의 나이에 미국 최대 출판·인쇄업체인 도널리사에 입사, 38살(85년)에 사장으로, 42살(89년)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보수적이고 가족적인 도널리사의 기업문화에 새바람을 불어넣어 소프트웨어 분야에 진출하고, 적자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등 밀어붙이기식 경영으로 일관, 직원들 사이에서 식인상어에 빗댄 「조스」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였다. AT&T는 『월터씨가 도널리사를 현대적이고 첨단의 기업으로 이끈 점을 높이 평가했으며 AT&T가 당면한 기업의 현대화와 첨단화에 큰 기여를 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그의 영입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뉴욕타임스지는 『AT&T는 너무 먼 곳에서 사장을 찾았으며 투자자들에겐 월터씨의 사장 선임이 청천벽력과 같은 것으로 실망감을 주고 있다』고 혹평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월터씨가 지나치게 카리스마적이고 마케팅에 대한 감이 없다』고 평가절하했으며 USA 투데이는 『월터씨가 AT&T와는 너무나 다른 문화속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두려워하고 있다』고 평했다.

관련기사



김인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