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글로벌 비즈니스] 스미스클라인 비참

인류 최대의 적은 전쟁도, 범죄도 아닌 질병이다. 지금까지 의약계는 이것을 치유하는 약을 개발하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영국의 다국적기업인 스미스클라인비챰은 다르다. 병에 걸리기 전부터 걸린 후까지 모든 것을 책임진다는 것이 바로 이 기업의 모토다.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스미스클라인비참은 1989년 헨리 원트회장이 이끄는 「스미스클라인」과 밥 바우먼회장의 「비챰」사가 합병하면서 등장했다. 항감염제와 화장품, 드링크류에 강점을 가지고 있던 비챰과 캡슐의 개발과 약물전달분야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스미스클라인이 합친 것이다. 스미스클라인비챰은 세계 10대 메이저 다국적제약업체로 부상함은 물론 합병후 2년동안 12억파운드(약 20억달러)의 순익을 내는 등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스미스클라인비참은 현재 160여개국에 5만7,000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있다. 이 회사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히 의약품을 생산, 판매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예방부터 치료까지 건강에 관한 한 거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종합 헬스케어」업체라는 점이다. 의약품 이외에도 보조식품, 건강관련 소비재 등을 종합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 회사의 건강소비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금연보조제품인 니코덤과 니코렛. 최근들어 건강에 대한 관심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금연시장이 급속하게 크고 있는 틈새를 노려 개발된 이 제품들은 현재 미국 시장의 90% 이상을 독점하는 등 여타 제약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또 국내에서도 유명한 치약과 치솔브랜드인 「아쿠아프레쉬」와 「오돌」은 서구유럽 구강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 회사가 의약품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신약개발에 대한 열기는 다른 어떤 다국적제약업체보다도 높다. 스미스클라인비챰이 연구개발을 위해 97년 투자한 금액은 96년보다 무려 17%나 늘어난 12억7,000만달러. 국내제약사 전체의 연구개발비와 맞먹는 액수다. 지난 93년에는 영국의 하로우에 4억1,000만달러(2억5,000만파운드)를 투자해 최첨단 연구센터인 「뉴프런트어 사이언스파크」를 건립했다. 여기에서 일하는 연구원만도 국내업계 전체연구원 수를 웃도는 2,000명에 달한다. 특히 2000년대 의약계를 이끌어 나갈 분야로 각광받고 있는 유전자(DNA)연구는 이 회사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연구프로젝트의 절반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부문이다. 그락소웰컴 등 10여개사와 4,500만달러의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도 유전자분야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다. 또 3년간 등록을 신청할 10개의 새로운 화합물중 6개는 합성백신분야로 이 부문에 대한 투자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연구에 힘입어 이 회사의 주력제품인 항우울제 「세로자트」, 항생제 「오구멘틴」등은 세계적인 신약대열에 합류했고 지난 5월에는 당뇨병약 「아반디아」가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판매승인을 받아 본격적인 미국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스미스클라인비챰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최근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2월 얀 레슬리(JAN LESCHLY)회장은 『우리가 제약업과 건강관련 비즈니스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재무상의 업적 성취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전세계 공급망을 체계화하고 다른 비용을 억제해 효용 증대를 이룬다면 제품 포트폴리오와 신제품 출시로 이어지는 판매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제약업과 건강사업에만 초점을 맞추고 나머지는 과감히 정리해 나감으로써 효율적인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다. 얀 레슬리회장은 이같은 전략에 따라 최근 실험기관인 SBCL과 약국네트워크망인 DPS사업부를 미국에 매각하고 대신 여기서 얻어지는 이익금을 주력분야인 제약과 헬스케어분야에 집중 투자했다. 또 제조공장을 선별해 불필요한 시설물은 폐쇄하고 매각하는 방식으로 사업의 집중성을 높일 방침이다. 이러한 구조조정을 통해 스미스클라인비참은 앞으로 4년간 약 7억5,000만파운드(13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고 올해 수익을 13%이상 높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송영규기자SK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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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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