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자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실 숲도 나무도 아닌 가지 같은 일에 얼마나 많이 속이 상하고 슬퍼하고 분노하고 미워하는가. 아무것도 아닌 그런 일들에 말이다.그러나 거꾸로 생각하면 우리가 얼마나 기본이 안돼 있는 사회에 살고 있는가 하는 마음이 든다. 예컨대 우리가 소위 선진국이란 곳에서 살 때와 우리나라에서 살 때,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빈도를 비교해 본다면 아마도 우리나라 쪽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임을 필자는 확신한다. 법·원칙·규정들을 그만큼 제대로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훌륭한 법이 있되 법 적용의 원칙이 모호하거나 지켜지지 않는다. 따라서 원칙을 지키고 따르면 손해라는 경험 법칙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우리가 사소한 것들이라며 무신경하게 여기고 있는 많은 것들이 사실 사회를 떠받치는 가장 기본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다. 사소한(?) 줄서기(한국에서 제대로 줄서기가 되는 곳은 아마 초등학교 1학년 입학식 뿐이라면 지나친 표현일까), 사소한(?) 길바닥에 침뱉기, 사소한(?) 난폭 운전, 사소한(?) 개문 발차, 사소한(?) 부실 공사, 사소한(?) 떡값, 사소한(?) 유해 콩나물…. 어디 사소한 게 하나 둘인가. 사소한 일들의 모임이 우리 삶의 전부이며, 사소한 삶들의 모임이 민족의 역사라면 어찌 우리가 사소한 것들을 사소하게 대할 수 있을 것인가. 인터넷이 만들어 가는 디지털 세상은 지구가 하나 되는 글로벌 사회이며, 무한경쟁의 사회이며, 실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투명한 사회다. 원칙을 중시하지 않고 원칙을 지키지 않는 나라는 결코 디지털 사회에서 살아 남을 수가 없다. 모든 것은 원칙이 지켜지는 데서 시작되며, 경쟁력의 기본은 원칙이기 때문이다. 원칙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 모든 부작용이 일어난다. 나는 크게 외치고 싶다. 이제 우리 모두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자」라고. 새로 시작되는 희망찬 21세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말이다. 염진섭 야후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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