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금호아시아나 "저가 항공사 성공 어렵다더니…"

금호아시아나 부산국제항공과"연내 진출" 투자협약 논란

16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산국제항공 투자협약식에서 박삼구(왼쪽 두번째부터)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허남식 부산시장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이성덕기자

“500년 영속기업이 불과 6개월만에 말을 바꾸다니…” 저가 항공사가 성공하기 어렵다며 줄곧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돌연 ‘저가항공 올인’으로 입장을 바꿨다. 아시아나항공은 14일 부산시청에서 박 회장과 허남식 부산광역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국제항공에 대한 3자간 투자협약을 맺고 “연내 저가항공기를 띄우겠다”고 공언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부산국제항공에 230억원을 출자해 46%의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로서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게 된다.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초기 자본이 많이 들어가고 당장의 수익성 창출이 힘들기 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도 “부산을 기점으로 하는 노선이 충분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지역항공사에 참여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수차례 저가항공사 진출 가능성을 부인했던 박 회장이 갑자기 그동안의 경영전략을 포기한 채 저가항공시장에 진출키로 한 것을 두고 ‘전문성이 떨어지고 투자혼선을 초래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항공 등 기존 업체가 통상 2~3년에 걸쳐 안전성 관리와 인프라 구축 등 준비작업을 벌였지만 아시아나의 경우 불과 10개월 만에 취항하겠다는 목표 자체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박 회장은 지난해 6월까지도 공ㆍ사석을 통해 “프리미엄 항공사가 저가항공으로 성공한 사례가 없다”며 “대한항공이 왜 굳이 저가항공을 하려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시니컬한 반응을 보였었다. 그는 또 “저가항공사는 그대로 먹고 살 것을 남겨 놔야 하는 게 아니냐”며 줄곧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룹측은 이에 대해 “급격한 환경변화를 겪고 있는 항공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전략수정을 시인하며 “부산지역의 지속적인 합작권유도 한 몫을 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반면 업계에서는 최근 저가 항공사가 우후죽순처럼 만들어지고 있는 터에 수익성 확보방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는다면 단거리 노선 위주로 구성된 아시아나항공의 ‘제살깍기 경쟁구도’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일부 투자자들은 3월 주총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저가항공사 진출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문제삼겠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으며, 중소형 항공사들도 대기업의 ‘무임승차’라며 거센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주식 투자자는 “경쟁사인 대한항공과의 주가 격차가 10배나 벌어져 있다”며 “박 회장의 약속대로 10만원은 못 가더라도 주가 관리는 제대로 해야되는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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