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그레고리 스톡 美 UCLA대 교수 "IT인프라 우수한 한국, 헬스케어를 수출 주력으로 키워라"

[서울포럼 2010 둘째날] 바이오, 유전자, 의학기술의 미래 기조연설<br>기술력 갖춘 해외기업 등과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 필요<br>유망기술 투자 아끼지 말고 의약품 수입규제 완화해야<br>바이오혁명은 수명연장 외에 감정통제도 가능한 시대 열것

그레고리 스톡 UCLA 의과대학 교수가 8일 '서울포럼 2010'에서 '바이오, 유전자, 의학기술의 미래'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수출품목 육성,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 과감한 투자, 규제완화….' 그레고리 스톡 미국 UCLA대 교수가 제시한 '한국 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리더 도약 조건'이다. 스톡 교수는 8일 서울경제신문이 창간 50주년을 기념해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서울포럼2010'에 참석, 기조연설과 인터뷰를 통해 한국 바이오 산업의 발전전략을 이같이 제시했다. 그는 '바이오, 유전자, 의학기술의 미래'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한국은 초고속인터넷 등 세계 최고수준의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원격진료 등에 유리하다"며 "이를 헬스케어와 접목하면 훌륭한 수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스톡 교수는 또 국내를 벗어난 글로벌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 해외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제안했다. 그는 "전세계 시장을 염두에 두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기술력을 갖춘 중국ㆍ싱가포르 기업 등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면 한국 업체들도 세계적인 제약사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망 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도 주문했다. 스톡 교수는 "선두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그 분야에서 최고의 '혁신'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미래 유망 기술 등 좋은 자산에 대한 투자를 아까워하지 말아야 최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의약품 수입에 대한 규제완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에서 수입 의약품이 지금보다 용이하게 들어올 수 있도록 규제를 낮출 필요가 있다. 좋은 제품이 많이 들어오면 한국 기업들이 보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이는 결국 훌륭한 상품을 만들어내는 토대가 된다"고 주장했다. 우수한 상품을 많이 팔아 돈이 모이면 이를 유수 제약사를 인수합병(M&A)할 수 있는 기반으로 이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스톡 교수는 앞으로 IT 혁명과 함께 바이오 혁명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형태가 될지 지금으로서는 확실히 모르지만 바이오 기술은 발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줄기세포나 복제기술은 계속 변할 것이고 이러한 기술들이 결국 미래의 인간생활을 혁명적으로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톡 교수는 이런 변화를 결국 사람들은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명을 인위적으로 조작해 번식한다는 것을 놀랍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인위적 조작은 논란을 가져올 수 있으나 의학ㆍ바이오ㆍ제약기술에 적용할 수 있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이라며 "바이오 혁명은 우리가 한다, 안 한다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어떻게 하게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오 혁명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스톡 교수는 육체적인 면은 물론 정신적인 면도 크게 바뀌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육체적인 면은 수명연장을 꼽았다. 노화를 막을 수는 없지만 노화를 줄이면서 수명을 어떻게 연장할 수 있는지에 바이오 기술의 발전이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앞으로 100년 이상 살 수 있는 사람이 크게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신적인 면에서는 바이오 기술 발전으로 인간의 감정도 통제할 수 있다는 게 스톡 교수의 분석이다. "비아그라와 같은 정력강화제 등도 복잡한 인간의 마음을 화학적 치료를 통해 바꾼 예라고 볼 수 있다. 이제 마음도 바이오 제품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스톡 교수가 전망하는 미래상은 '제과점에서 빵을 사는 것처럼 감정을 조절하는 약을 약국에서 쇼핑하는 세상'이다. 그는 이 같은 세상이 현실화되면 대량 생산된 의약품보다는 일대일 맞춤식 제약품이 나오고 진료 시스템도 맞춤형으로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에도 큰 변화가 올 수 있다는 게 스톡 교수의 생각이다. 의사 등 전문가들이 갖고 있는 정보 접근권이 환자들에게 확대되고 정보를 가진 환자들은 진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돼 의사와 환자의 관계는 의사 중심의 일방 통행식에서 쌍방향 대화로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스톡 교수는 바이오 혁명에 IT가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바이오 혁명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헬스케어 등을 가능하게 하는 IT의 진보가 선행돼야 한다"며 "앞으로 20년 이상은 IT의 발전이 더 지속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규제강화ㆍ투자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약ㆍ바이오 산업의 미래에 대해 그는 "난관이 있기는 하지만 노령인구 증가에 따른 수요증가 등으로 여전히 전망이 밝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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